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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할 땐 음악을 들어요

낙인찍으려 하지 말고 안착하자

by 채도해

평소 운전을 하면 음악을 들으며 간다. 유튜브프리미엄을 이용한 이후로 유튜브뮤직을 애용한다. 처음 선택한 음악을 기준으로 랜덤으로 재생되는 기능이 좋다. 그렇게 튼 플레이리스트는 선우정아의 셔틀음악이었다. 그렇게 20분쯤 달리는데 그때 나온 노래가 “SHUTTHEFxxKUP” 이였다. 운전을 하면서 음악을 듣게 되면 가사를 음미하기보단 멜로디에 홀려 듣곤 한다. 이 노래가 그러했다. 알고 있던 노래였는데 왠지 오늘은 가사를 곱씹게 되었고 이후에 가사를 찾아봤다. 가사는 ‘이런 내용이었나?’ 하며 생경했고 또 와닿았다. 3-4분짜리의 가사를 쓰는 사람들은 시인이 아닐까 자주 생각한다. 물리적인 제한에 맞추어 의미를 적어 내리는 것이 그렇게 생각하게 한다. 그렇게 와닿았던 가사 내용은 이와 같다.


참 클래식한 말이지만 꼭 맞는 말

보이는 게 다가 아냐

넌 믿니? 니 피부 위에 걸친 것들

영원하다

바보야 아냐 그건 너를 지켜줄 수가 없다.

(...)

남다르단 격한 착각

말이 없는 게 할 말이 없어서가 아냐

필요 없는 거야

굳이 여기저기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무슨 생각하는지 지금 어디 있는지

떠벌리는 포장지 만들 시간에 대신

더 채워 오프라인 그게 진짜


써내리는 동안 떠오른 일화가 있다. 최근에 G에게 고민을 이야기했고 G는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혹시 네가 가진 취향이라는 것을 타인과 너를 구분 짓는 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닐까?"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 말에 가지고 있던 일말의 분노와 이해되지 않음이 해소 됐다. 내가 가진 취향들의 시작은 내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도처에 깔려있고, 누구든 좋아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특별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기인해 불편함을 일으킨 것이다. 스스로를 특별한 사람이라 여기고 낙인찍고 싶었던 것이다. 이 생각이 내가 느낀 불편함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생각을 빼놓고 이야기 하긴 어려 울 것 같다. 내가 가진 취향과 비주류로 향하는 행위와 마음 그 일체의 모든 것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 사랑의 끄트머리 한 조각엔 낙인 시키고 싶은 마음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오늘의 씀은 이 말로 마침표 짓고 싶다. '그저 사랑하고 싶은 것들을 사랑하자. 오프라인 속 나와 더 친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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