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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주재원]#25. 너의 이름은_둘째에게

깜깜한 밤, 하얀 큰 달, 그리고 코끼리

by 남산

선준아. 너의 태명은 달코란다.

아빠와 이모가 꾼 꿈에서 나온 것들의 이름의 앞글자들을 모은 것이란다.


아빠는 꿈에서 하늘을 절반이나 가린 새하얀 달을 꿈에서 보았다.

바다로 뻗어 있는 낡은 나무 데크 길 위로, 새하얀 보름달이 새까만 하늘을 하얗게 서서히 물들여가고 있었다.

그리고 엄마는 나무길 위를 뛰다가, 발을 헛디뎌 달무리진 물 위로 떨어졌었지.

너무나도 컸던 달과 같은 너의 모습에 놀란 것은 아니었을까.


이모는 꿈에서 춤추는 코끼리를 보았다고 했어.

아빠는 자세히 듣지는 못했어.

하지만 짧은 뒷다리로 콩콩 뛰는 춤을 추었을 것 같아.


그렇게 넌 달과 코끼리의 한 글자씩을 모아 '달코'가 되었고, 발목에 달코 이름표를 달게 되었지.

달을 그래도 앞자리에 두어 아빠는 얼마나 다행인지.

코달로 지었으면 나중에 너에게 할 말이 없을 뻔했다.

그랬다면 코달이[코다리]로 불리었겠지.

물고기가 될 뻔했어.


봄봄과 달코가 모두 너의 별에서 우리의 별로 잘 도착을 하였구나.

따뜻한 봄과 같은 너의 누나와, 웅장한 달과 귀여운 코끼리와 함께 온 너.

그렇게만 커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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