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뜨면 짜다. 꽈리고추찜과 골뱅이 무침.

by 남이사장

이십 대부터 삼십 초반까지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죠.

미국 유학 중에 만났고 말 그대로 좋아했답니다.

쌍방인지 일방이었는지 애매하고 애매해서 좋은 기억으로 남기도 해요 일방이었는데 틀림없이.

한 달에 세 번 정도 그와 집에서 밥을 해 먹었었는데 그만 오면 내 음식이 짰어요.

다른 친구와 같이 먹는 음식은 간을 잘했었는데 둘이 먹은 음식은 내 맘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이유야 뻔하지요.

잘해보겠다고 넘치는 설렘과 의욕으로 화를 부른 겁니다.

비싼 일본 마켓에 가서 비싼 버섯을 사고 알 수 없는 간장을 사고 (유자, 시소등등의)

음식 하면서 내내 간을 수시로 보고 맘에 안 들어서 뭔가를 자꾸 넣고 빼고.

너무 정성 들이지 않았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그리 짜지도 않았을 텐데

대강대강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음식을 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 되려면 내가 주고픈 사람이 편해야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비장함을 품은 맘으로 부엌에 서면 내 맘도 상하고 음식은 항상 맘에 안 들고

그래서 그다지 수고스러움 없이 적당히 친한 사람과 적당히 편안한 밥 한 그릇 먹을 수 있는 꽈리고추찜이랑 골뱅이 무침 준비했습니다. 비장함을 버리고 설렁설렁 시작해 볼까요?




꽈리고추 - 두 줌

밀가루 - 1 스푼

간장 - 3 스푼

고춧가루 - 1스푼

깨 - 1스푼

설탕 - 반 스푼

다진 마늘 - 반 스푼

기름 - 참기름 이든 들기름 형편 껏 취향껏.

* 비닐봉지***

맹한 시간에 꽈리고추 꼭지를 따 줍니다.

체에 밭쳐서 물로 씻고 툭툭 털고.

비닐봉지에 밀가룰 1스푼을 넣고 꽈리고추를 넣은 후 봉투를 흔들어 밀가루를 골고루 입혀 주세요

찜기에서 4-5분 쪄주세요.

찜기 돌아갈 동안 양념을 모조리 섞어 주세요. - 기름은 넣지 마세요/

찐 고추를 찜기에서 꺼내 주신 다음 양념을 넣고 젓가락으로 살살 섞어 주세요

섞으면 좀 뻑뻑하다 싶으실 터이지만 괜찮아요 우린 기름이 있거든요

양념이 골고루 묻었다 싶으면 기름 넣고 마무리해 주세요.


밀가루가 조금 남아있어도 괜찮아요. 너무 익히면 죽 되거든요. 살짝 덜 익은 게 더 맛있어요.



젓가락으로 살살 힘드시고 짜증이 차오르신다면 손으로 살살 슬슬 하는 둥 마는 둥 무쳐주세요

빡빡한 듯해도 아무것도 하지 마시고 기름을 믿으세요. 다 이루어 준답니다.


저는 들기름 넣었어요. 참기름도 괜찮아요 취향껏 하지만 너무 많이 넣으시면 망하니까.. 또르르륵 정도


끝.



골뱅이 무침.

골뱅이 300g -한 캔 북어채 - 한 줌

오이 -한 개 , 미나리 - 한 줌 , 쪽파 - 한 줌, 청양 고추 -2 개, 깻잎 - 10 장

고추장 - 한 스푼 반

고춧가루 - 한 스푼

마늘 - 반 스푼

매실청- 2 스푼

식초 - 3 스푼

설탕 - 반 스푼

깨- 반 스푼

참기름 - 두 스푼


북어채는 길이를 맞추어서 대강 정리하셔서 찬물에 담가주시고 골뱅이는 반으로 잘라서 뜨거운 물에 한번 씻어 주세요.

참기름을 뺀 양념을 모조리 섞어주세요

오이는 껍질을 깐 둥만 둥 하게 감자 깎기로 벗겨 주시고 반으로 잘라 어슷썰기 해주신 다음 소금 반 스푼에 절여 주세요. 야채를 적당히 썰어 주시고 야채를 써신 후에 북어채 물기를 꼭 짜주세요 ( 손으로 충분해요)

북어채를 짜신 후 오이는 한번 헹구시고 면포에 넣어서 꼭 짜주세요.

자~~ 여기서부터 잘 보세요.

양념볼에 북어, 오이, 골뱅이를 넣으시고 손에 힘을 실어서 양념 반을 넣고 꼭꼭 무쳐 주세요.

양념이 잘 배였다 싶으면 나머지 양념을 놓고 야채를 넣고 손에 힘을 빼고 설렁설렁 뒤적거려서

야채에 양념이 슬쩍 묻을 정도만 무쳐주세요.

* 힘 조절이 골뱅이의 에지를 살리고 부티를 일으킵니다. 미나리가 날이 서있어야 해요.

참기름 투하하고 마무리.

식초를 넣는 무침 요리에는 간을 약하게 잡으시는 게 좋아요.

식초가 해결해 주거든요. 전 다시마 식초를 좋아합니다. 음식맛을 이겨먹지 않거든요.

파채 썰기 귀찮고 사기에는 너무 비싸고 그래서 미나리예요 향도 좋고 게을러 보이지도 않아요.

참기름은 마지막에 살짝! 섞지 말기로 해요~~ 매실청 넣으면 맛이 화라락 좋아집니다.

힘을 줘요 힘을 줘요 팍팍 무쳐요. 양념은 반만 넣어야 해요

나머지 야채 다 때려 넣고 살살 살살 무치세요

마지막 참기름 잊지 마세요.

사진발이 잘 안 받는 골뱅이 무침. 소면 보다 밥이 잘 맞아요 물론 맥주는 콜!!

양념을 품은 북어채는 맛이 끝내준답니다. 게다가 물이 생기는 것도 잡아주죠

물먹는 북어라고나 할까요?


다시는 두 개 같이 안 하렵니다.

사진 올리다 돌겠네요.

꽈리고추에는 비닐봉지가 포인트, 골뱅이에는 손의 악력이 포인트, 장조림에는 약불이 포인트!


제 동생이 요리꽝손인데 요새 바짝 발전 중이긴 하지만 다음 주부터 기회될때마다

제 레시피로 그녀가 만든 요리도 올려볼까 합니다.

왜 그런 맛이 나는지 궁금해서요.

원래 제목은 "그 새끼가 뜨면 짜다" 였는데 좋은 사람이었는데 괜한.. 심술인 듯해서

그리 짠데도 맛있게 불평한마디 안 하고 십 년을 드셔 주셨어요.

제게도 정말 잘해줬었는데 인연이 안 이어졌으니 좋은 기억인가 싶기도 하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 01화개나 소나 나나 너나 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