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귀신 들린 듯이 시루떡 반모와 보리빵 세 개와 밥 두 공기에 명란 한 줄 그리고 계란을
너무도 탐욕스럽고 맛있게 해치웠으며 다음날 아침 난 2kg 증량되었다.
급하게 불었느니 내려가겠지.... 했는데 웬걸 살들이 자리 잡은 듯했고 몸무게는 살살 더 붙을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아니 몸뚱이야 키가 크던지 귀찮아 죽겠구먼'이라 툴툴거리면서 새벽 운동 시작할 것을 결심했다.
어저께!!!
작년 일 년 동안 난 불면증이었다.
평소에도 잠이 많지 않은 유형의 인간인데 작년에는 일 년 내내 불면이었으며 구안와사 투병 시에도 모든 한의사 선생님들이 잠을 자라고 하셨으나 약 처방도 받은 바 없이 생으로 버텼는데 요사이에는 그나마 잠이 달았다. 새벽에 깨어나 걸으니 좋았고 열심히 걸었는데 2월부터는 꾀도 나고 무슨 영광을 보겠나 싶어서 일찍 눈을 떠도 책을 보거나 정리를 하거나 체육관에 가서 운동하는 척을 하거나 했었는데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새벽길을 걸어 보기로.
아침 다섯 시에 기상은 일도 아니지. 가뿐하게 일어나서 여섯 시까지 기다렸다.
책도 보고 아이들 과외 준비도 하고 동생 도시락도 챙기고 여섯 시에 출발.
해 안 뜨고 게다가 비가 올랑말랑 우산은 가져오지 않았으니 그냥 걷기 시작했는데 가랑비, ㅋㅋ몽우? 가 내린다. 팔분에 한 번씩 다시 집으로 갈까를 고민하면서 수목원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