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해

by 남킹

가우타 로터스가 미국으로 유학한 이듬해, 나탈리아는 영국 런던으로 떠났다. 그는 그녀가 오지에서 벗어나 도시의 삶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아낌없이 하였다. 로터스 집안은, 파더스 후손답게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손꼽히는 부자였다.


그리고 이때부터 그들은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주로 니콜라스의 예언에 관한 의견이었다. 하지만 점차 병들어 가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직관을 서술하기도 하였다. 이 편지의 왕래는 가우타가 죽기 전까지 80년간 지속되었다.


후일, 그들의 편지는 <나탈리아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는데, 30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었다. <릴리안 나리>의 <호모 사피엔스 기록>과 함께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를 서술한 대표적인 역사서가 되었다.

영국에 정착한 2년 뒤, 그녀는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하였다. 그녀의 전공은 기호학과 언어 철학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예언가의 자식으로 태어나, 아버지를 기록으로 남긴 그녀가 짊어진 숙명은, 바로 예언서의 완전한 해석이었다.


니콜라스는 늘 딸에게 다음과 같이 중얼거리곤 하였다.

“도대체, 내가 꿈에서 뭘 본 것인지 당최 알 수가 없구나. 이해가 안 되는 것, 투성이란다.”


그도 그럴 것이 오지에 사는 가난한 농부의 눈에 뵈진 미래는 온통 의문으로 가득했을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의 표현은 모호하고 불분명했으며 왜곡되기까지 하였다.


나탈리아와 가우타는 최대한 많은 시간을 들여 예언서를 분석하고 그 정보를 공유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이 해석한 사실과 실제 벌어진 사건을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경우가 점점 늘어난다는 거였다.


예를 들면 이런 거였다.


‘바다에 사는 고래가 육지에 나타났지. 가장 큰 생물이 예언해….
바다가 흔들리고 검은 파도가 몰려와 집과 자동차, 배를 땅으로 밀고 가지….
하지만…. 진짜 재앙은 따로 있지….
하나, 둘, 셋…. 세 번 폭발하고 죽음의 도시가 다시 생겼지….
이후…. 계속될 거야…. 이번에는 가장 작은 생물이 사람들에게 경고하지….
매 열한 번째 해에는 죽음의 도시가 다시 생길 거야….
그리고 점점 커질 거야…. 도시가 나라로….
종말의 일주일까지…. 계속해서….’


그들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목격하면서 예언이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매 열한 번째의 해를 추론하였다.


가장 작은 생물의 경고 : 가우타는 이것을 바이러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2022년. 또 다른 죽음의 도시…. 나라….


그렇다면 2033, 2044, 2055, 2066….


<종말의 일주일>은 과연 어느 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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