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터에서 세월을 낚아보려
온갖 똥폼을 잡았지만
눈먼 고기는 어디서도 오지 않았다
미끼 달던 바늘에 옴팡 찔린 손가락
부상병처럼 감싸 쥐고 들어간 식당에서
특 같은 보통 한 그릇을 능글거리자
주방에서 불꽃처럼 국밥을 끓이던
촌발 날리는 꽃무늬 누빔조끼의 여자가
적선인 듯 툭툭 놓아 상 차리던 여자가
애인이었다가 누이였다가 끝내
어머니의 잔소리가 된다
낚시 오셨는갑소? 아, 네
허기진 짐승은 아무 생각이 없고
끓는 뚝배기만이 권능 같아서
마른 조기새끼 닮은 뱃가죽 떠들썩한데
몇 마리나 올려보셨소?
젤로 큰 놈은 얼마나 혔소?
순간 아구창 가득 국밥을 욱여넣다가
토깽이 눈으로 발갛게 쩔쩔매고 말았다
생은 고기살점 하나 없는 불명의 국이었을 뿐
가려운 일생 몸성히 건져 올리지도 못한 나는
그 순간이 당최 뜨거워서
억지로도 삼킬 수가 없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