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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모 Oct 18. 2024

쓸쓸함에 대하여



그리움은 이제 헐값이 되었다 

골판지를 찢어 떨이가 된 사연마다

치명적인 시세로 고쳐 쓰고 싶었을 때

새들은 지도 한 장 없이   

다른 생을 찾아 빈 들판을 먼 산을 넘어갔다

바람은 목적 없이 불어 오 

팽나무 아래 늙은 개는 또 누굴 기다리고

갈대밭은 풍문을 수군대며 서걱였다


혼자 사랑하고 혼자 버림받는 것에 대하여

더 다정한 사람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하여

그리고 계절을 맴도는 빗줄기까지도


할 말을 남 목숨들은 생을 자주 오래 뒤척였다

간혹 헐값도 묵직해지는 날이면 강가에 나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종일 물수제비만 뜨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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