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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어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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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모 Oct 23. 2024

이력서



한 사람을 종이에 구겨 넣는다는 건

삶의 자투리를 버린다는 말이다

평생 장황했으나 쓸 말은 왜 이리 곤궁한가

손편지 건네주고 달아나던 여자애 얘기와

시와 문학의 느린 혁명 같은 건

적을 수 없는 허름한 비밀

찔레덤불 속에서 헛꿈을 꾸더라도  

오직 건사해야 할 입들만 생각하며

잡탕찌개의 왕건이만 건져 넣어야 한다

천생 머슴밥 체질임을 칸칸이 새겨

처세와 밥줄을 주선해야 하는 것이다

그윽한 눈길 한번 달라고 간택을 호소하는

오, 똥줄이 타서 더 짠한 밥벌레적 요약

혹시나 질척대는 희망의 문턱

다시 쓰고 또 쓰는 엘레지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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