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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산책 Jul 01. 2020

인권의 나라 프랑스의
참혹한 '현실 인권', 경찰 폭력

 


자유. 평등. 박애. 이 아름다운 단어의 조합만으로도 고귀한 가치가 흘러넘치는 그들의 선언.
‘대혁명’이라 이름 붙여진 뜨거움으로 생겨난 프랑스 ‘인권 선언’은 온 세상의 가치 기준이 되었고 모두는 그들을 우러러보았다. 자유와 평등이 보장된 땅, 인권의 나라 프랑스.
 
 2016년 신분증 제시 요구에 불응한 프랑스 흑인 청년 ‘트라오레’가 수갑이 채워진 상태에서 경찰 제압만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경찰들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 그리고 또다시 올 1월 북아프리카 출신 이미자 남성이 같은 방식으로 숨졌다. 해당 경찰들은 아무런 조사도 받지 않고 있다가 최근 언론의 제보로 사건이 알려졌다. 남성은 진압 당시 7차례나 ‘숨 막힌다’고 말했으나 묵살당했다. 사인은 질식과 후두부 골절이었다. 교통규칙 위반 검문이었다. 

 여기서 이상한 건 ‘후두부 골절’이다. 
뒤통수를 가격 당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다음 영상을 보면 이해가 간다. 올 4월 경찰에게 개 입마개로 뒤통수를 심하게 가격 당해 피를 흘리며 체포되는 한 남성의 모습이다. 심지어 경찰은 사냥개인 경찰견의 입마개를 풀어주며 그 남자를 공격할 것을 명령하였었다. 해당 영상: http://bitly.kr/Q6XW542dxzG.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급속히 퍼지자 경찰 입장을 대변한 듯한 기사가 몇 개 나왔다. 그 남성은 막 정신병원을 탈출한 상태였으며 위험한 무기를 소지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요지였다.   
 

2016년 경찰 과잉대응으로 숨진 프랑스 흑인 청년 'ADAMA 트라오레' 진상규명 촉구 시위
살기가 느껴질만큼 중무장 한 시위진압 경찰들과 과잉 진압 당하는 시위대 모습 (사진출처: liberation.fr -http://bitly.kr/y4YElEPJ9S7)

 

 더 경악스러운 사건이 2017년 2월에 있었다. 프랑스 경찰이 구금되어 있던 흑인 청년의 항문에 곤봉을 쑤셔 넣는 린치를 가한 것이었다. 해당 청년은 장기가 손상되어 병원에 입원했으나 경찰은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 했고, TV에 출현한 경찰 간부는 경찰들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대체로 적합한 수위였다"고 했다. 이것을 직시하기 위해서는 프랑스 경찰 조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프랑스 경찰은, 지난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54%가 극우정당인 '마린 르펜'에 투표했을 만큼 지극히 극우편향적인 집단이라는 사실이다.  


 실제 프랑스에서 흑인과 아랍계, 집시들은 경찰 폭력에 자주 시달리며 백인보다 6-8배 더 많은 불심검문을 당한다고 한다. 한 프랑스 자료에 의하면 경찰에 의한 사망은 2006년에 10명, 2007년에 19명, 2008년에 11명, 2010년에 9명, 2012년에 14명에 달하는 등 매년 많은 사례들이 있어왔다. 확인된 경우 만이다. 올 봄 2달반의 봉쇄 기간에만 경찰에 의해 사망한 사람이 12명이라 하니 연간 사망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빈민들이기에 그들의 피해는 수면으로 드러난 적이 없다. 오죽하면 1983년 경찰 폭력에 대항해 10만 명이 행진을 했을 때 시위대 구호가 "우리를 토끼처럼 쏴 죽이지 마라"였다. 


2017년 대선 1차 투표에서 프랑스 경찰들이 '마린 르펜'에게 54% 투표했다 (출처: liberation.fr - http://bitly.kr/tZ7xmCxd5JG)


 특히 파리 근교 빈민가인 방리유는 대표적인 탄압 지역이다. 코로나 봉쇄 기간 동안 경찰 벌금과 체포의 10%가 이 지역에서 발생하였다고 한다. 2005년 흑인 청소년 2명이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 감전사 한 사건으로 최대 규모의 시위가 있던 적이 있었다. 빈민가 청년들은 차를 불태우고 경찰과 정부 건물을 공격했다.
 그러나 폭력 시위 배경에는 그들을 향한 사회 전체의 노골적인 차별과 학대가 있었다. 방리유의 한 지역은 실업률이 50%에 달하고 흔한 정류소 하나가 없는데 이유는, 파리로 향하는 모든 버스 노선과 주요 도로가 이곳을 우회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들의 빈곤과 차별 문제는 프랑스 정부의 암묵적인 동의와 정책으로 악화되었고 ‘경찰력 강화’로 되돌아왔다.

  
 BAC(범죄단속대)라는 사복경찰들의 방리유 주민들에 대한 혐오는 일상적인 것이 되어 있다. "그들은 우리를 멈춰 세우고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합니다. 우리가 뭐라고 대꾸하면 그들은 바로 뺨을 때립니다. 만약 우리가 반항하면 그들은 우리를 구타하고 유치장에 가둡니다. 똑같은 경찰이 하루 동안 신분증을 열 번 검사한 적도 있습니다" 현지인의 말이다. 시위가 있던 일요일에는 CRS(시위 진압 경찰)가 이 지역 모스크에 최루탄을 쏘며 난입해 한 아랍 여성에게 창녀라며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당시 우익 내무장관이었던 니콜라 사르코지는 시위대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인간 쓰레기들을 길거리에서 쓸어버려야 한다" 
 

21세기에도 "우리를 죽이는 것을 멈추어라" 를 외쳐야 하는 약자들의 현실은 고통 그 자체다
 "그 순간을 떠올리는 건 너무 힘들어요"라며 울먹이는 14세 소년. "그들은 나를 바닥에 패대개치고 난타했어요"라고 말하는 30대 여성. 경찰폭행 피해자 (출처: 하단 표시)


 이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불과 한 달 전인 지난 5월에 있었다. 14살의 아랍계 소년이 친구와 스쿠터를 훔치려다 경찰에 체포된 후의 일이다. 다음날 소년의 엄마는 4개의 이빨이 부러지고 턱뼈가 골절되고 안면과 두개골에 외상을 입은 아들을 경찰서에서 발견하였다. 그녀는 말했다. "아들은 차라리 감옥에 보내주길 바랬지 이렇게 파괴되기를 바라지 않았을 겁니다" 소년은 현재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끔찍한 폭행 직후 사진은 기사로 확인 바란다. http://bitly.kr/1h5fBcIf2m8작년 12월에는 술 취한 30대 아랍계 여성이 음주운전 단속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들을 프랑스 정부는 모르고 있을까. 알고 있다. 지금껏 그랬듯 경찰의 불법 행위들을 방치해왔을 뿐이다. 정부에게 경찰은 권력 유지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그것을 알고 있고, 보고 있고, 고통 받고 있습니다" 프랑스 경찰이 자신들의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한 말이다. 그렇다면, 경찰들을 그렇게 만든 이들은 누굴까. 방리유 거주민 여성은 2005년 시위 당시 이렇게 말했다.

"차를 불태우는 것은 잘못된 거지만, 아무도 이들에게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정당들은 이들을 버렸습니다" 또 다른 시민은 말했다. "대중매체들은 아랍 청년들이 외부의 사주를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슬람은 테러리즘이고 모든 무슬림은 테러리스트라고요. 하지만 이 청년들은 팔레스타인 학살이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해서 폭동을 일으킨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프랑스인이지만 열등한 시민으로 취급받고 차별받는 것에 분노한 것입니다"


프랑스 빈민가 청년들의 분노를 알려하지 않고 똑같이 차별하는 사회 전체에 대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노란조끼 시위동안 경찰에 의해, 183명이 머리에 부상을 입었고 19명이 실명했다. 그 중 37명이 고등학생이었고 12명이 행인, 44명이 저널리스트, 9명이 의료진이었다.


 그렇다. 실제 프랑스에서 아랍 이민자들은 우익으로부터는 ‘국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진보로부터도 ‘프랑스와 적대하는 상대’로 인식되어 있다. 테러 사건들을 통해 통치자들이 그러한 구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실제적으로 그들은 갈 곳이 없다. 조부모 세대가 식민의 설움을 피해 정착한 이곳에서 태어난 그들은, 프랑스 시민이지만 정작 프랑스에서 전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들인 것이다. 거기에 경찰이라는 공권력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폭력까지 당하고 있는 그들의 삶은 '프랑스가 천명한 인권'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노란 조끼 시위에 나가던 한 프랑스인은 말하였다. "나는 테러보다 경찰이 더 무섭다" 이처럼 화려한 옷 아래 악취 나는 몸처럼 가발 속에 숨겨진 치욕처럼, 인권의 선구자인 양 행세하는 그들 안에는 선명한 모순이 숨겨져 있다. 이것은 최고급 쓰레기통 안에 음식물 쓰레기가 아무렇지 않게 버려지는 그들의 쓰레기통을 연상시키고, 악취와 쓰레기와 쥐떼로 가득한 '낭만의 도시' 파리를 연상시킨다. 

 
 이러한 그들의 습성은 코로나 대응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올해 프랑스에 스케줄이 잡혀 있던 한국 친구가 프랑스 주최측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여기 이제 코로나 다 끝났고 아무 문제없으니 안심하고 오세요" 지금도 매일 확진자 400명이라니 친구는 말을 잇지 못했다. 겉보기는 요란하나 속은 그렇지 않은 것. 보여지는 것은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상관 없는 것. 선택받지 못한 자들을 철저히 가르는 것. 이처럼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 

 이것이 프랑스가 오래도록 지녀온 모습의 실체라는 것을 그들은 부정할 수 있을까. '인권의 나라 프랑스'는, 빈민가 흑인이나 아랍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들은 부정할 수 있을까. 
 





* 참고 자료 : 프랑스 경찰에게 개 입마개로 폭행당하는 시민 영상 http://bitly.kr/Q6XW542dxzG

프랑스 경찰에게 폭행당한 14살 소년 인터뷰 영상 원본 http://bitly.kr/RaAAtkZl2f4 

프랑스 경찰에게 폭행당한 30세 여성 인터뷰 영상 원본 http://bitly.kr/9mxEzgWc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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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시위와 방리유 주민 인터뷰 https://wspaper.org/article/2611https://wspaper.org/article/2613, 프랑스 경찰 흑인 성폭행과 경찰 실태 http://bitly.kr/rE956n7eOE, 프랑스 경찰 54% 극우정당 투표 자료 프랑스 기사 http://bitly.kr/tZ7xmCxd5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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