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는 아이 옆에 누워
자장가를 부른다
바람이 머물다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첫소절을 부를 때부터
볼을 타고 흘러내리던 그것
뜨거웠던 시공이 흩어져
손끝으로 빠져 나간다
심장을 꺼내어 둔 자리
오롯이 글이었던 나를 건져
고향의 품 속에 뉘인다
허수아비 팔 벌려 웃음 짓고
초가지붕 둥근 박 꿈 꿀 때
고개 숙인 논밭의 열매
노랗게 익어만 가는
별을 바라본다
아이 방 천정에서 빛나는
수많은 은하수들이 나를 본다
내가 여기에 있음을
숨결은 사라지지 않았음을
고향의 하늘이 빛나고 있음을
나의 별은 온전함을
가을 바람 머물다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 입은 가을 언덕에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 노을
쌔근쌔근 잠든 아이 곁에
별처럼 흩뿌려 있는 작은 점 하나
어제의 노을이 지고
오늘의 노을이 물든다
지난날의 뜨거운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