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불 꺼진 방에 앉아 있는 나를
가만히 따라오는 것이 있었다.
말도 없고, 온기도 없지만
늘 내 옆에 앉아 있던 그것.
외로움이었다.
친구도, 연인도, 꿈도
잠시 나를 지나쳐갈 때
외로움만은 떠나지 않았다.
나는 그게
지워야 할 감정인 줄 알았는데,
떨쳐내야 할 짐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내가 나를 버티게 해준
묵직한 무게의 다정이었던 거다.
그래서 오늘은,
이 외로움에게도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가끔 글을 쓰는 사진작가입니다. _ 2024년 시집 [쉼표]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