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너를 좋아하게 된 순간엔
아무 말도 없었는데,
세상이 작은 파동처럼 가볍게 흔들렸다.
그날 이후로
하루의 문장을 여는 방식이 달라졌고,
평범했던 길도
네가 지나갈 것만 같은 방향으로 기울었다.
사랑이란 큰 사건이 아니라
아주 작은 변화의 반복이라는 걸
나는 뒤늦게 알았다.
네가 보낸 짧은 안부 하나에
손끝이 따뜻해지고,
헤어지고 돌아서는 길 위에서도
내 걸음이 괜히 느려지고,
바람이 불어와도 너의 향이 날 것만 같아서
괜히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는 그런 순간들.
이 감정이 이름 붙여지기 전부터
나는 이미 너에게로 조금씩 기울어 있었고
그 기울어진 마음이
하루를 더 부드럽게 만들었다.
사랑의 시작은 언제나
이유보다 느낌이 먼저 다가오고,
생각보다 마음이 더 빨리 움직이며,
조금 두렵고
그보다 더 벅차고,
그래서 오래 기억된다.
아직은 말하지 못한 마음이지만
너에게 닿기 전까지
이 설렘을 나는 조용히 들여다본다.
마치
처음의 온도를 잃지 않으려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