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사랑했다

by Namuro

어느 날 문득

사랑은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심장이 요란하게 뛰지 않아도,

매 순간을 기록하고 싶지 않아도

그 사람이 떠오르면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는 것.


좋은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오르고

힘든 날에는 이유 없이 생각나는 얼굴.

그게 사랑이라는 걸,

나는 그제야 이해했다.


사랑은

무언가를 더 얻고 싶어지는 마음이 아니라

이미 충분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감정이었다.


함께 있지 않아도 하루가 무너지지 않고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세상이 조금 느리게 흘러가는 것.


그래서 이제는

사랑을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다.

다만 오늘의 온도를

조용히 나누고 싶을 뿐이다.


이런 마음을

사랑이라고 불러도 괜찮다면,

나는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사랑하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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