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쉼표
있잖아요,
마음을 울리는 글을 읽거나 노래를 들으면
사람들은 옛 연인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나는 이상하리만큼 자꾸 당신이 떠올라요.
참 바보 같지만 당신에게
좋아한다는 고백도 못 했는데 말이에요.
당신의 손을 잡지 못했고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 한 장 같이 찍지 못했고
당신의 따뜻한 사랑을 들어 보지도 못했지만
당신과 함께라는 사실만으로
웃으면서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만들었단 것만으로
나에게는 옛 연인만큼
행복하게 추억할 수 있는 그대가 생겨 버렸어요.
가끔 한 번씩, 아주 가끔 후회는 해요.
지금처럼 서로 연락이 끊기고
서로의 소식을 누군가에게
전해 듣기조차 힘든 사이가 될 줄 알았더라면
좋아한다는 말 한 번은 해 볼걸.
그랬으면 지금 내가 이러는 것처럼
그대도 살면서
한 번쯤은 나를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내가 그대에게 조금이라도
더 큰 존재로 남지 않았을까요.
가끔씩 당신의 프로필 사진이 바뀌고
어디에 놀러 가고
누구를 만났다는 소식을 올리면
'여전히 예쁘고 미소가 아름답고
여전히 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
하고 혼자서 웃어 봐요.
만약, 정말 만약
행여나 혼자 하는 이 그리움이 너무 커져서
더 이상 그리움에 머물고 싶지 않으면,
내가 그대에게 조금 더 큰 존재가 되어
그대의 세상으로 살아가고 싶어지면,
그때는 꼭 연락할게요.
바보처럼 머물지 않고
꼬옥, 꼭 찾아갈게요.
그러니까 그전까지
혹시 우리가 우연히 마주치는 날이 오면
원래 그럤던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반겨 주세요.
그럼 나는 또 당신의 미소를
아주 행복하고 아름답게 추억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