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브런치 공모전의 마감 기한은 마감일 23시 59분 59초까지이다.
처음 공모전에 응모할 땐 이것조차 몰랐다. 예를 들어 이번 공모전의 응모 기간이 '2023년 8월 21일(월) ~ 10월 22일(일)'이라고 했을 때 21일 0시부터 응모 서버의 문이 열리는 건 알겠는데, 그럼 닫는 건 22일 0시인 건지 23시 59분 59초인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마감일 하루 전까지 열심히 쓰다가 자정을 넘겨 '아차! 큰일 났다!'라고 당황했는데, 아직 [응모하기] 버튼이 살아있어서 안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그래봤자 결국 탈락이었는데, 뭘 그리 안도했는지 모르겠다. 다들 복권을 사는 순간만큼은 자신이 당첨될 거라 꿈꾸는 거겠지만 말이다.
#2
어쩌다 보니 공모전마다 브런치북을 하나씩 만들어 응모하고 있다. 이번에도 새로 쓴 브런치북 하나, 기존 응모했던 브런치북 둘을 응모했다. 그럼, 저번엔 2개를 응모했냐면 그렇지 않다.
될 거로 생각했던 첫 도전작 A는 무모했던 만큼 부끄러웠기에 낙방 후 지웠다. 다음 공모전에선 처음부터 새로 썼다. 도전작 B는 이 정도면 내가 봐도 많이 발전했다 (?) 생각했지만, 나만의 생각이었는지,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넘쳐나서인지, 아니면 그저 운이 없었는지 낙방했다.
다음 공모전은 B로 재도전하면서 도전작 C를 새로 하나 더 써서 2개를 응모했으나, 낙방했다.
다음 공모전은 C 내용을 바탕으로 내용을 추가해 도전작 D를 새로 썼다. 그런데 공모전 마감일 며칠 전 '브런치북 공모전' 심사위원(출판사)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되었다.
브런치북 공모전 응모작이 그 자체로 완결되어 있어도 선정 기준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야 출판사 입장에선 브런치북 내용이 대부분이라면 굳이 종이책으로 낼 이득이 없으니까. 말하자면 브런치북의 성격은 일종의 '맛보기'이고 '더 보고 싶으시면 결제해 절 뽑아주세요'라고 하는 것이다. 인터뷰를 보고 나니 뭘 대단한 역작을 쓸 능력도 없지만, 그럴 필요도 없어진 느낌이 들었다. 이미 지웠던 도전작 A를 꺼내 마감일까지 며칠 동안 짧은 글 E를 썼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브런치북은 B, C, D, E. 하지만, D는 C의 리메이크 같은 것이므로 B, D, E 3개를 응모했다. 결과는 예상대로 낙방이었다.
도전작 B는 공모전을 3번 도전한 만큼 애착이 있었던 브런치북이었다. 카카오 메인에도 올라 조회수가 폭발한 적도 있었다. 그만큼 공모전에 낙방했을 때 실망이 컸다. '이건 아무래도 안 될 건가 보다'라고... 그래서 B와 C를 지우...자니 추억이 아쉬워 틀은 남기고 본문은 밀었다. 그래서 브런치북 B, C는 흔적만 남아있다.
이번에도 새로운 브런치북을 썼고 기존 브런치북 D, E와 도전한다.
#3
그나저나 이 이야기를 왜 했냐면 오늘 자정에 업로드를 마쳤기 때문이다. 어차피 '완벽한 작품'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하루 정도는 여유를 두고 머리를 식히자'가 나의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내 브런치북이 응모된 게 거의 0시이고 지금은 21시로 마감 3시간 전이다. 그럼 21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응모작이 올라왔는지 미리 살펴볼 수 있다. 궁금하지 않은가?
무려 1,088편이다.
대충 계산해서 1시간에 51편이 쏟아지고, 거의 1분에 1편이 나오는 거니 글이 나오는 시간이 읽는 시간을 아득하게 추월한다.
원래 공모전이 그런 거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