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산 Oct 22. 2023

치열한 공모전 마감일 밤

#1

브런치 공모전의 마감 기한은 마감일 23시 59분 59초까지이다.


처음 공모전에 응모할 땐 이것조차 몰랐다. 예를 들어 이번 공모전의 응모 기간이 '2023년 8월 21일(월) ~ 10월 22일(일)'이라고 했을 때 21일 0시부터 응모 서버의 문이 열리는 건 알겠는데, 그럼 닫는 건 22일 0시인 건지 23시 59분 59초인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마감일 하루 전까지 열심히 쓰다가 자정을 넘겨 '아차! 큰일 났다!'라고 당황했는데, 아직 [응모하기] 버튼이 살아있어서 안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그래봤자 결국 탈락이었는데, 뭘 그리 안도했는지 모르겠다. 다들 복권을 사는 순간만큼은 자신이 당첨될 거라 꿈꾸는 거겠지만 말이다.


#2

어쩌다 보니 공모전마다 브런치북을 하나씩 만들어 응모하고 있다. 이번에도 새로 쓴 브런치북 하나, 기존 응모했던 브런치북 둘을 응모했다. 그럼, 저번엔 2개를 응모했냐면 그렇지 않다.


될 거로 생각했던 첫 도전작 A는 무모했던 만큼 부끄러웠기에 낙방 후 지웠다. 다음 공모전에선 처음부터 새로 썼다. 도전작 B는 이 정도면 내가 봐도 많이 발전했다 (?) 생각했지만, 나만의 생각이었는지,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넘쳐나서인지, 아니면 그저 운이 없었는지 낙방했다.


다음 공모전은 B로 재도전하면서 도전작 C를 새로 하나 더 써서 2개를 응모했으나, 낙방했다.


다음 공모전은 C 내용을 바탕으로 내용을 추가해 도전작 D를 새로 썼다. 그런데 공모전 마감일 며칠 전 '브런치북 공모전' 심사위원(출판사)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되었다.



브런치북 공모전 응모작이 그 자체로 완결되어 있어도 선정 기준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야 출판사 입장에선 브런치북 내용이 대부분이라면 굳이 종이책으로 낼 이득이 없으니까. 말하자면 브런치북의 성격은 일종의 '맛보기'이고 '더 보고 싶으시면 결제해 절 뽑아주세요'라고 하는 것이다. 인터뷰를 보고 나니 뭘 대단한 역작을 쓸 능력도 없지만, 그럴 필요도 없어진 느낌이 들었다. 이미 지웠던 도전작 A를 꺼내 마감일까지 며칠 동안 짧은 글 E를 썼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브런치북은 B, C, D, E. 하지만, D는 C의 리메이크 같은 것이므로 B, D, E 3개를 응모했다. 결과는 예상대로 낙방이었다.


도전작 B는 공모전을 3번 도전한 만큼 애착이 있었던 브런치북이었다. 카카오 메인에도 올라 조회수가 폭발한 적도 있었다. 그만큼 공모전에 낙방했을 때 실망이 컸다. '이건 아무래도 안 될 건가 보다'라고... 그래서 B와 C를 지우...자니 추억이 아쉬워 틀은 남기고 본문은 밀었다. 그래서 브런치북 B, C는 흔적만 남아있다.


이번에도 새로운 브런치북을 썼고 기존 브런치북 D, E와 도전한다.


#3

그나저나 이 이야기를 왜 했냐면 오늘 자정에 업로드를 마쳤기 때문이다. 어차피 '완벽한 작품'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하루 정도는 여유를 두고 머리를 식히자'가 나의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내 브런치북이 응모된 게 거의 0시이고 지금은 21시로 마감 3시간 전이다. 그럼 21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응모작이 올라왔는지 미리 살펴볼 수 있다. 궁금하지 않은가?


무려 1,088편이다.


대충 계산해서 1시간에 51편이 쏟아지고, 거의 1분에 1편이 나오는 거니 글이 나오는 시간이 읽는 시간을 아득하게 추월한다.


원래 공모전이 그런 거지만 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