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공모전 당선 후보작이 되었는데 당선이 안 된 작가님도 있을까
"난 전혀 신경 안 써"라고 하면 할수록 아주 많이 신경 쓰고 있다는 방증일 겁니다. 그리고 아마도 제가 그런가 봅니다.
먼저 당선된 작가님들의 후기로부터 브런치 공모전은 수상자 발표 전에 수상 후보작은 연락이 간다는 걸 알았습니다. 열흘 전이라는 대략적인 일정도 알았고요. 그대로 적용된다는 법칙은 없지만 이번 수상자 발표가 12월 15일이므로 아마 후보작 선정 메일은 12월 5일이면 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글도 썼습니다. 어차피 기다리면 알게 될 결과이지만 이상하게 미리 좀 알고 싶은 마음이 근질거렸습니다. 저만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런데 12월 5일은 일요일이니까 영업일이라는 걸 고려하면 5일보단 아마 6일인 오늘 누군가에게 편지가 전달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야 이 글을 쓰는 지금도 퇴근을 못 하고 있긴 하지만, 설마 밤에 연락을 주거나 하진 않겠지요. 그렇다면 아마도 '혹시'는 '역시'가 되려나 봅니다.
한편 전 궁금했습니다. 당선이면 당선이지 왜 '후보작'이라고 연락하나 하고요.
이전 이동호(호호동호) 작가님의 글에서 작가님은 담당자의 실수로 잘못된 메일을 받았다고 합니다. 다른 작가님에게 가야 했던 메일이라고요. 결과적으론 두 분 다 당선 작가이긴 하지만요. 그래서 전 '최후의 몇 인' 같은 것이 있는 건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n 배수까지 추려 놓고 최후 당선작을 심사숙고해서 뽑나?' 하고요. 당시엔 그렇게 오해할만했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고 그냥 '당선 후보작이 (거의) 당선작'인 것 같다는 것이 지금의 생각입니다.
우선 기존 생각대로라면 당선 후보작 메일까지 받았는데 당선이 안 된 작가님이 어딘가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런 작가님이 계신다면 아마 공모전에서 가장 아쉬운 분 아닐까요. 그 서운함을 브런치에 한 줄이라도 안 남기실 리가 없습니다. 법적인 문제만 없다면요... 그런데 브런치에 검색을 해봐도 딱히 그런 글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후보작 선정' 메일을 받았다는 작가님은 전부 당선 작가님입니다.
이번 공모전 공지 글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 작가님께서 댓글에 자신이 응모했던 브런치북이 그 사이 타 출판사에서 출간하기로 결정되어 응모 취소하고 싶다는 문의 글을 남기신 것을 보았습니다(부러웠습니다^^;). 공모전에 활발하게 응모하시는 작가님이라면 으레 있을 수 있는 일이겠지요.
이런 정황들을 보고 나서야 전 뭔가 착각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브런치 공모전 당선 후보작이라는 건 'n 배수'까지 뽑을 필요도 없이 그냥 당선작일 뿐이고 혹시나 앞의 10 작품 중 하나가 사정이 생기면 11번째 작품(이것이 순위의 개념은 아니지만)이 당선될 수도 있는 그런 '대기'의 개념인 것 같습니다. 즉 요약하자면
브런치 공모전 당선 후보작 = 당선작 (달리 이변이 없다면)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공모전은 이제 마음을 비워도 되겠다는 것도 어렴풋이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