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차 브린이의 찍먹 소감
아마도 #브런치 글을 많이 써서 그런지 알고리즘도 다른 작가님의 브런치에 대한 생각을 주로 추천해 주곤 합니다. 저보다 먼저 활동했던 작가님은 브런치를 어떻게 보셨을까요. 다양한 소감들이 있지만 크게 둘로 나눌 수 있어 보입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에 실망하고 떠나시는 분과 그래도 마음에 드신다는 분으로요. 최근에 본 글 두 개가 각 입장을 대략 잘 정리해주신 것 같아 소개해 드립니다.
서로 모순적으로 보이는 글이지만 둘 다 읽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둘 다 라이킷을 눌렀지요(그러고 보니 라이킷수도 비슷하네요). 신기하네요. 전 팔랑귀일까요. 비록 브린이지만 저도 브런치를 하며 든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앞서 브런치가 감사하게도 제 활동을 결산해주었는데, 저도 제 나름의 자가 결산을 해보겠습니다.
올해 전 여러 공모전에 도전했습니다. 이게 많은지 적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밀리의 서재X브런치 → 탈락
윌라X브런치 → 탈락
제13회 공유저작물 창작공모전 1차 → 탈락
제13회 공유저작물 창작공모전 2차 → 탈락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 탈락
B 공모전 → 당선
H 공모전 → 미정 (내년 발표 예정)
브런치라는 플랫폼의 존재 자체는 런칭 때부터 계속 눈여겨보고 있었으나, 정작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올해부터입니다. 지금보다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을 땐 '아직 준비가 덜 되어서...'라는 핑계로 브런치를 하고 있지 않았는데, 지금 훨씬 더 바빠진 상황이 되어서 그 위에 브런치를 얹다니 참... 제가 생각해도 무슨 청개구리 같은 행동인가 싶습니다. 사실 그놈의 '준비'는 시간을 더 줘도 안 되었겠지요. 무덤에 들어가기 직전에도 아마 안 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괜히 아쉽습니다. 좀 더 일찍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하고요.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올해 시작하지 않았다면 내년에 분명 작년을 뒤돌아보며 후회하겠지 하고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전 브런치를 괜히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나 확실히 브런치 자체는 '돈'이 안 되는 것이 맞아서 고민이에요. 돈을 바라고 쓰고 있진 않지만, 글을 쓰기 위해서 나의 시간과 수면, 생명을 브런치에 갈아 넣는데 심지어 '내가 쓴 글이라는 권리(저작권)'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요.
그래서 전 이전에 농담으로 "브런치 보고 있어요? 이 정도로 브런치 마니아 같은 글을 쓰면 한번 카카오에 초대해서 회사 커피라도 한 잔 뽑아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뭐하는 놈인가 궁금해서라도 한 번 보자 하겠네"라는 느낌의 문장도 남겼던 것 같네요. 열정 페이뿐만 아니라 도둑질까지 당할까 걱정되게 만드는 점은 좀 우려스러운 부분이에요.
그것 빼곤 브런치에 글 쓰는 것 자체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제가 유일하게 하는 SNS여서 그럴 수도 있어요). 그리고 전 아주 소득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공모전 하나는 당선되었으니까요. 사실 이 덕분에 그나마 브런치에 덜 실망할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선 글은 이전 밀리의 서재X브런치 공모전 때 응모했다가 낙방 후 브런치에서 내린 글을 재정비한 것이었습니다.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응모한 브런치북에 같이 모을까 하다가 하나 따로 빼서 제출했는데 당선되었네요. 이건 평소 브런치에 글 쓰면서 '연습'이 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추후 가능하면 브런치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정작 올해 브런치 공모전에서 아무것도 당선되지 않은 건 조금은 허무한 기분이 들지만 괜찮습니다. 공모전 일정이 절묘하게도 하나 떨어져도 다음 공모전 결과를 기대하면서 기다릴 수 있게끔 겹쳐져 놓여 있더군요. 지금은 H 공모전 결과를 기다리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분석해볼 만해서 브런치 공모전은 아니지만, 결과 나오면 관련 글을 써볼까 합니다.
올해 제 공모전 글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공모전에 도전하신 열정은 다들 똑같았을 거예요. 내년엔 새로운 글로 다시 뵙겠습니다. 재밌게 도전하며 잡담을 남겨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