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107일 차
오늘 같은 날에는 난 가볍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나 종종 가벼운 사람이 되곤 한다.
난 어렸을 때부터 개구쟁이 기질이 있었다. 까불고 장난치고 때론 우스운 모습으로 친구들을 웃겨주곤 했다. 이 기질은 성인이 되어서도 종종 등장한다. 그런 날이면 난 내가 너무 가벼워 보인다.
말도 빨라지고, 너무 가벼워 보이기까지 한다. 진중하고, 무겁지만 위트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현실은 가볍고 웃긴 개구쟁이가 되어있다. 난 그저 사람들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다.
자라오며 평소에 '깐족거린다, 능글맞다'는 얘기를 자주 듣곤 했다. 그러다 인생에 무거운 일이 생겨 상대방의 고민을 들어줄 땐 '어른스럽다'는 얘기를 듣곤 했다. 무거운 일에 대한 나의 생각이나 관점이 어른스러운가 보다.
이처럼 난 양면이 존재하는 사람이다. 지금 글을 쓰는 순간처럼 혼자가 되는 순간에는 진중함을 유지하지만, 남들과 있을 때는 달라진다. 남들은 조금 더 가볍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자꾸 웃겨주고 싶다. 웃는 모습이 가장 이쁜데 도통 웃지를 않는다. 나를 깎아서라도 주변 사람들을 웃겨주다 보면 어느새 난 또 가벼운 사람이 되어있다.
이 감정은 이성과 있을 때 더 잘 느낄 수 있다. 평소 가벼운 모습에 별 관심을 안 주다가, 가끔 무거운 얘기에 대해 대화를 주고받고 나면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참 아이러니하다. 내가 원하는 내가 되고자 하면 관심받지 못하고, 남이 원하는 내가 되고자 하면 관심을 받는다.
어찌 보면 상품과도 비슷하다. 고객의 니즈를 잘 아는 상품이 제일 잘 팔리듯. 가장 나답고 편한 모습으로 사랑받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이 글을 쓰는듯하다. 나라도 나를 사랑해 줘야지.
오늘의 글은 지금의 감정처럼 두서없고 참 어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