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Music is my life

by 나무섬

내 가사는 내가 사는 삶에서 나오는 시

B-free [느껴] 中


오전 6시, 9시 수업을 듣기 위해 서둘러 집을 나선다. 하루를 시작하기에 앞서 신나고 상쾌한 분위기의 노래를 재생한다. 오전 7시, 지하철의 문이 열린다. 다른 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한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내린다. 나는 손을 바삐 움직여 빠른 템포의, 긴박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노래를 재생한다. 나는 이렇게 상황에, 분위기에 맞추어 선곡하는 일일 디제이가 된다.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에는 어린 시절 사고로 인해 귀에서 들리는 잡음을 견뎌내기 위해 항상 음악을 듣는 탈출 전문 드라이버인 베이비가 등장한다. 베이비가 음악을 듣기 시작한 것은 장애 때문이었지만, 어느 순간 음악은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비록 내가 음악을 듣기 시작한 특별한 계기는 없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도 음악은 그의 인생에서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나는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마냥, 살면서 마주하는 여러 장면에서 배경음악을 흘려보내고 그 순간 나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삶을 산다.

‘이 음악이 좋다’라고 스스로 결정하기까지는 가사, 멜로디, 내가 처한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소가 함께 고려될 수 있다. 가끔 모든 요소를 충족하는 노래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 노래는 이윽고 보물이 되어 몇 주 동안 나의 선곡표 한 자리를 차지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중 한 가지만 좋아도 좋은 음악으로 내게 기억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이처럼, 누군가가 좋다면 여러 이유 잴 필요 없이 그 사람이 좋은 단 한 가지 이유로 충분하다. 일단 하나에 꽂혀 듣다 보면, 더 좋아질 때도 있다.

몇몇 사람을 노래로 기억하기도 한다.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 사람이 짙게 생각나고, 또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 사람이 곁에 있는 것만 같다는 식이다. 나는 그들을 잊지 않기 위해 재생목록에 꼭꼭 집어넣는다. 반대로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노래로, 어떤 장르, 어떤 가사로 기억될 지에 대해서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때 흘러나오는 음악은 대체로 그리움에 관한 노래들이다.

어느 가수의 앨범을 듣다 보면 한 곡 한 곡은 좋고 나쁘다가도, 앨범 전체를 두고 들었을 때 좋아지는 노래도 있다. 또 발매될 당시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대중들에게 명반으로 재평가되기도 한다. 우리 인생도 꽤 비슷한 것 같다. 그러니 현재 재생 중인 곡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언제 당신이 누군가의 재생목록에서 기억될지 모르니까.

클래식보다는 재즈가 좋다. 정해진 악보대로 연주하는 삶보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런 즉흥연주 같은 삶이 좋다. 틀릴까 봐 전전긍긍하는 삶보다는, 어떻게 잘 틀릴까에 대해 고민하고 싶다. 듣다 보면 알게 된다. ‘틀림’이 아닌 ‘비틀림’이었음을. 밤 11시, 집에 도착한 나는 오늘의 재생목록에 이름을 붙이려다가 이내 그만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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