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보다 현재, 희망보다 현실
악몽을 꿨다. 깊은 잠을 여전히 못 잤다. 저번에는 산책하다가 공황이 세게 왔었고 그 여파가 불면증까지 이어진 거 같다. 이때의 나는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고 내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심리 상담에서 교회 생활의 어려움을 말했다.
나는 교회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가면을 쓰는 거 같다.
교회에서는 독실한 기독교인처럼 보이려고 한다.
나는 여전히 하나님을 믿는 게 어려운데 말이다.
고등학교 친구들 앞에서는 친구를 웃기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친구들을 웃기려는 부담이 큰데 말이다.
대학교 친구들 앞에서는 밝은 척을 한다.
나도 힘든데 말이다.
부모님 앞에서는 말썽을 피우지 않는 아들,
열심히 무언가를 해야 하는 아들,
건강하고 문제없는 아들로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장난 많고 호기심도 많은 사람이며,
열심히 살고 싶지 않으며,
건강하지 않고,
문제가 있는 사람인데 말이다.
나는 모임에서 외향적이며 옷을 잘 입으려고 노력한다.
나는 내향적이며 소심하며 겁도 많으며 옷 사 입는 게 귀찮은데 말이다.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잠도 잘 자야 하고 밥도 잘 먹어야 하고 사람도 만나야 한다고 한다.
나는 잠이 오면 자고 아무거나 먹고 싶고 사람도 만나는 게 힘든데 말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진짜 내 모습은 무엇일까
내 방에서는, 나만의 공간에서는
편안하고 열심히 살아도 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인 나로 지내보자.
저녁 8시만 되면 심장이 뛰고 손과 발에 땀이 난다. 첫 심리 상담 때 원인을 찾지 못했다. 약을 먹고 해결해서 넘어갔는데 이번에 다시 찾아온 것이다. 이번 심리 상담에서는 꼭 원인을 찾고 싶은 마음을 있었고 2시가 넘어서야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