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 학습능력, 삶의 습관이다.
매일, 감동육아
아가야~~ 대체 넌 누구길래,
이렇게 시키지 않은일을 척척 하는거뉘~~ㅠㅠ
"공부하자! 수학, 영어 다다!" 학원에서 수학숙제 8장을 받아온 녀석이 머리에 띠를 두르고 열공하는 모습에 웃음이 났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에 학원을 돌고 늦게 집에온 아이가 온전히 쉬지 못하고 숙제를 해야하는 현실이 못내 마음이 걸렸습니다.
부모의 맞벌이로 학교가 끝나도 집에 올 수 없는 아이. 피곤하고 힘들어도 학원 몇 개를 소화하고 해가 져야만 집에 돌아올 수 있는 현실. 사교육에 돈을 투자한 부모들의 마음을 위로라도 하듯 매일 학원에서는 숙제가 주어지고 책임감 강한 아이가 한마디 말도 없이 숙제를 해내느라 쉬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픕니다.
어릴 적의 저는 유난히 엄마 그늘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가족동반 여행을 가거나 친척들이 한데 모이는 날에도 또래 아이들 곁에 있는 것보다 엄마 옆에 붙어서 어른들 이야기를 듣거나, 엄마의 시선 곁에 머무는 것이 더 편안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 곁에 충분히 머물지 못함이 늘 마음이 쓰이는 엄마입니다.
하지만 이런 엄마의 걱정과는 달리 너무나 잘해주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면, 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양이 아니라 질이 결정한다는 육아서의 무수한 말들을 기억하며 나름의 위안을 삼아 봅니다. 육아에 있어 무엇보다 환경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을 가진 워킹맘의 가정에서는 환경이 아닌 엄마의 생각을 바꾸는 것 또한 중요함을 느낍니다.
엄마의 부재는 아이를 독립적으로 만들 수 있음을, 직장과 가정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는 아이들은 자신만의 멋진 삶을 꾸려 나갈 수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워킹맘이기에 포기해야 환경에 마음 아파 하기보다 엄마만 바르게 중심을 잡으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멋진 육아를 할 수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그 믿음이 현실이 되어 나타나는 순간이 가끔씩 있습니다. 숙제는 물론 준비물까지 미리 챙겨놓고 나란히 앉아 책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의 뒷태를 보면 지금은 이렇게 가끔씩 찾아오는 현실이 더 자주 찾아올 거라는 것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초등 때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자기주도학습. 실은 자기주도 학습을 목표로 했던 행위들은 하나도 없었습니다.그저 함께하는 생활속에서 삶을 더 아름답게 즐기는 법을 가르치려 노력했을 뿐- :)
덕분인지, 늦은 밤 건조기에서 꺼내놓은 빨래 가운데에 턱하고 앉아 빨래를 개키는 아이, 이른 출근을 하는 엄마를 위해 매일 아침 커피를 내려주는 아이가 제 곁에 있습니다.
청소하려고 청소기를 빼어 들면 엄마에게 청소기를 빼앗아 먼저 자기 양껏 청소를 하고 엄마에게 넘기는 아이, 아주 가끔이지만 창틀 구석구석 먼지를 청소하는 아이, 수시로 건조기의 먼지통을 확인하고 비워두는 아이가 제 곁에 있습니다.
다음날 입을 옷가지를 챙겨놓고, 아침엔 잠옷을 예쁘게 개켜 놓는 아이, 침대 위 침구를 가지런히 정리하는 아이가 제 곁에 있습니다. 이런 아이야말로 자기주도 학습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까요? 저는 생활에서 나타나는 진정한 자기주도 작업이야말로 자기주도 학습의 단단한 기반이 되어줄 거라 믿어 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매일 감동이 넘치는 감동육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