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시절, 마케팅 수업 팀원으로 만난 제니는 밝은 미소와 호리 한 몸매를 가진 매력적인 여자였다. 그녀와 밤늦게까지 과제를 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난 그녀에게 더욱 호감을 갖게 되었다.
여느 때처럼 그녀의 작은 아파트에서 과제를 하던 날, 우리는 저녁에 곁들인 와인 몇 잔에 취해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에 취해 몸을 섞으며 밤을 보내게 되었다. 열린 창문으로 불어오는 시카고의 새벽바람에 서로의 열기를 식히며 누워있던 중 난 그녀에게 날 사랑하는지 물었다.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던 그녀는 대답 대신 날 안아주며 어젯밤 행복했다고 말하고 소박한 아침을 차려주었다. 나의 어설픈 고백은 거절당했지만 그녀의 솔직하고 예의 바른 배려가 참 따뜻하고 고마웠다.
지난달 업계 모임에서 만난 경쟁회사 김수연 차장이 땀에 젖은 내 몸을 쓰다듬으며 사랑하는지 물었다. 지난밤 취한듯한 그녀를 집에 바래다주다 그녀의 침대까지 함께한 직후였다. 난 제니가 그랬듯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지난밤 행복했다 말하고 같이 아침을 먹으러 나가자고 했다.
“... 나쁜 새끼”
거짓말이더라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침대 위 예의인 것. 또 하나 배우며 어른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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