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의 생일 10일 후가 둘째 아이의 생일이다. 얼마 전첫째 아이생일에는 휴가 바로 뒤여서 제대로 준비도 못하고 케이크와 선물로 간단한 파티를 했었다.
둘째 아이 생일에는 맘먹고 이것저것 준비를 해 보았다.
그중 야심 차게 준비한 것은 노래하는 곰인형인데, 예상했던 대로 가족 모두가 좋아했다.아이들의 좋아하는 반응에 뿌듯한 마음과 동시에 기쁜 마음이 차올랐다.
토요일이 아이 생일이지만, 토요일이 바쁜 남편의 사정상 아이 생일 기념 외식은 금요일에 했었고, 생일자 우대로 진행되는 보드게임도 금요일 저녁에 다 했었다.
생일 당일은 영화 보기, 생일자 우대로 아이가 좋아하는 메뉴인 국수를 해 먹고 저녁은 미역국에 집밥을 먹었다. 점심에는 내가, 저녁에는 남편이 아이에게 축복기도를 해 주었다. 생일카드와 선물도 당연히 건넸다.
뻑적지근한 아이의 생일을 보내고치우고 정리하고 아이들의 생일을 다시 생각해 본다.
여느 가정들에게나 마찬가지처럼 우리 가정에도 보물같이 찾아와 주어서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 사랑받아 마땅하고 사랑을 나누어 주는 넉넉한 어른으로 자라길 날마다 기도하는데, 아이들의 생일이 해마다 지나가며 자라날 때 나도 엄마로 잘 자라고 있는지 되돌아봤다.
넉넉한 부모가 되고 싶지만 행여나 버릇이 없어질까, 예의를 모른 채 자랄까 너무 단속하고 엄격하게 했던 것은 아닌지 슬며시 양육태도도 점검해 본다. 손톱을 계속 물어뜯고 있는 둘째의 버릇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 녀석에게 결핍되거나 불안한 요소가 무엇이 있나 곰곰이 생각도 해 봤다. 잘한다고 해도, 애쓴다고 해도 아이를 양육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엄마로 산 지 열두 해째, 아이의 키와 마음이 자라날 때 엄마라는 나무도 새싹에서 자라나 이제 어느 정도는 조그만 나무가 되었나 가늠해 본다. 가지가 쭉쭉 뻗어나가고 잎도 무성하게 피워내 아이들이 쉴 만한 나무가 되면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