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아이들은 두 명. 요즘 시대 많지도 않은 적지도 않은 두 명. 성별은 모두 남아로 아들 둘 형제이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 수많은 변신 로봇들의 합체, 해체를 로봇 전문가 뺨치게 많이 했던 때를 지나고 관심사를 어디로 돌릴까 고민했다. 더욱이 우리 집은 티브이도 없고 영상물을 잘 보여주지 않은 때라 책을 읽어주며 방향을 모색했다.
우선 아이들은 집에서 매우 심심해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둘이서 소꿉놀이처럼 하는 역할 놀이, 또는 가족 모두 하는 보드 게임들 뿐이었다. 자연스럽게 책을 통한 관심 분야가 생겨나도록 여러 책을 가랑비 옷 젖듯 스며들도록 읽어주고 보여 줬다.
그래서 책 잘 읽게 된 비결 하나.
최대한 자극 거리가 없는 심심함을 즐기도록 한다. 올해 5학년, 3학년이된 아이들은 아직 핸드폰이 없고, 엄마나 아빠 폰으로 핸드폰 게임을 해 본 적이 없다. 컴퓨터로도 게임을 해 본 적이 없는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또래에 비해 심심할 시간이 있다. 그래서 심심함을 채워 줄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다양하게 준비해서 정성껏 읽어 주고 읽게 한다. 매일매일 변함없이 꾸준히의 힘을 믿으며 읽어 주고 읽게 하는 독서 시간의 확보가 중요했다.
비결 둘.
집에서 학습만화는 허용하지 않았다.
학교나 학원에서 읽는 학습만화와 집에서 정기구독해서 받아보는 어린이 월간지에 수록되어 있는 학습 만화는 허용했으나 그 외의 학습만화책은 빌리지도 구입하지도 않았고 읽게 하지 않았다.
학습만화를 두고 허용여부와 효용성은 여러 가지 이견이 있으므로 그것은 차치하고 우리 집에서의 규칙은 허용하지 않는 것으로 세우고 그대로 지키게 했다.
비결 셋.
그림책에서 글밥책으로, 읽어 주기에서 읽기 독립을 거쳐 몰입독서를 향해 가는 중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았다.
보통 한글을 깨쳐 읽기 독립이 가능하게 되면 읽어 주기를 멈추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때도 읽어주기를 멈추지 않았다. 마치 한글을 아직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하듯이 계속 읽어 줬다. 대신 그림책에서 자연스럽게 글밥책으로 넘어가는 읽어 주기를 진행했다.
비결 넷.
아이가 관심 가질만한 책을 끊임없이 알아보고, 빌려다 주며 시도해 보았다. 그리고 아이가 읽기 전 내가 먼저 다 읽어 보았다. 읽기 독립을 지나 몰입독서로 갈 때 중요한 징검다리가 되어 줬던 책은 소전집, 시리즈물이었다. 초등 남학생들이 열광한다던 건방이 시리즈, 스무고개 탐정시리즈 등을 엄마가 먼저 푹 빠져서 읽는 모습을 보여줬다. 보여주기식 독서처럼 하려고 읽었는데 실제로 굉장히 재미있게 잘 읽었다.
비결 다섯.
자투리 시간, 이동 시간, 외출 시 틈나는 대로 읽을 책을 싸 가지고 다녔다. 틈틈이 읽을 수 있도록 했고 읽는 책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했다.비거나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끔 했다. 아이들이 학원과 학원 사이 잠시 집에 왔을 때도 책을 읽는데 그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책을 읽는 습관과 우리 집만의 문화를 조성하려 노력했다.
비결 여섯.
읽는 사람으로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줬다. 독서대에 항상 읽고 있는 책을 펼쳐 두고 엄마가 읽는 책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이야기해 주었다. 엄마가 읽고 쓴 독서록을 보여주며 엄마도 책을 읽고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자연스럽게 우리 집은 책을 읽는 집이라는 인식이 심기게 했다.
비결 일곱.
학교에서 하는 독서 장려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1, 2학년은 권장도서 20권 포함 100권을 읽고 독서록 작성, 3, 4학년은 권장도서 15권 포함 60권을 읽고 독서록을 작성하면 학년 말에 독서명인이라고 표창창을 수여한다.
매학년이 끝날 때마다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아이들을 독려하며 책을 읽히고 독서록을 쓰게 해서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비결 여덟.
각종 독후감 대회에 응모하여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국규모의 대회도 물론 응모했지만, 지역 단위에서 진행하는 작은 규모의 독후감 대회에 응시하여 상을 받고 부상도 받게 함으로 책을 읽고 나서의 보상과 성취감을 느끼게 했다. 이때 주안점은 최대한 많은 대회에 응시하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에 큰 아이가 응시한 대회는 전국규모 2개, 지역단위 3개였는데, 지역 단위의 대회에서는 우수상 2회, 입상 1회를 수상했다. 아이가 무척 기뻐하고 자신감이 고취되어 책을 읽고 독서록을 쓰는 것을 더욱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비결은 없다. 겨우 이게 비결인가 싶을 글인데, 여기까지 다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또한 제목부터 다소 잘난 체하는 건방짐을 꾹 참고 여기까지 읽어 주신 분들의 인내심에도 감사한다.
사실 비결이라고 써 봤지만,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다 시도하고 있는 방법일 테다. 그것을 구구절절하게 긴 글로 옮겨 보았다.
이제 초등 고학년으로 접어든 큰 아이의 사춘기가 언제 올지 몰라 노심초사하는 엄마이고 둘째 아이가 형처럼 잘 따라오지 않아 조바심 내는 엄마이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게 하고 책을 놓지 않게 하는 전략은 계속 진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