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엇은 봉쥬르, 뚜르를 지으신 한윤섭작가님의 책이다. 읽고 여운이 남아 마음에 담아뒀던 작가님이었는데 이 책을 보고 작가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봉쥬르, 뚜르는 큰 아이와 함께 각자 개별로 읽었는데 작은 아이와 봉쥬르, 뚜르를 읽기에 아직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이 책으로 선정해 보았다. 해리엇이라는 책은 작은 아이와 7일 동안(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윤독하며 읽었다. 해리엇 책은 총 16장으로 되어 있는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2장씩 읽었고, 주말 2일은 3장씩 읽으며 마무리를 했다. 시간은 한 번 읽을 때마다 20분 정도 소요 된 것 같았고, 마지막 날은 좀 길어서인지 30분은 걸린 듯했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원숭이 찰리인 것처럼 비치며 이야기가 전개되고 다소 밋밋하고 조용한 전개에 아이가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하는 듯해서 같이 읽으면서도 엄마의 조바심이 생겼다. 재미없어하면 어떡하지, 오랜만에 같이 읽는 건데 처음에 빵 터져 주는 게 있어야 오래갈 텐데 하며 마음이 조급해졌지만, 그래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읽는 것에,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의 목소리로 읽으며 마음과 같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의의를 두자고 마음을 다 잡았다.
원숭이 찰리로 시작된 이야기이지만 책의 제목인 해리엇, 부제인 175년 동안 바다를 품고 살았던 갈라파고스 거북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의 주인공은 해리엇이라는 거북이다. 해리엇이 동물원이라는 공간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서 마지막을 보내는지의 여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으면서 인간의 잔인함과 동물원이라는 공간의 효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였다. 책 긴긴밤이 생각나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 아이가 쓴 독서록의 일부를 옮겨보자면,
해리엇은 마침내 고향을 찾아간 게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많은 일을 겪었는데 잘 이겨낸 해리엇이 충성스럽다고 생각했다.
찰리는 동물원으로 옮겨져 생활했는데 스미스(개코원숭이)에게 많은 어려움을 당해도 참아낸 것이 아주 참을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찰리처럼 주도적이면 좋겠다. 그리고 스미스처럼 피해를 안 주는 어린이가 되고 싶다.
라고 적어두었다. 아직 글에 두서가 없고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이지만 그래도 아이와 다시 책 읽기를 시작하고 기록으로 남겨두었다는 데에 감사를 느낀다.
오늘 글의 제목은 아이가 지은 제목에서 가져왔다.
초등 고학년으로 갈수록 시간이 없고 바쁘다. 마음과 몸이 다 바쁘다. 아이도 바쁘고 나도 바쁘고 같이 달리고는 있는데 어디를 향해 달리는 건지, 같은 목적지는 맞는지, 그 목적지가 옳은지 고민하면서도 달리고 있다. 그러한 때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것이 지금이 되었다.
초3인 둘째와는 윤독하며 같이 읽기로, 초5인 첫째와는 각자 읽기지만 읽고 감상과 생각을 나누는 것으로 그렇게 말이다. 책 읽기만은 같은 곳을 바라보며 딱히 목적지가 없더라도 우리의 마음과 생각의 그릇을 넓히고 지경을 넓히는 것으로 목표를 두고 자분자분 걸어 나가려 한다. 달리지 않고 서로의 손과 마음을 잡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떼면 어딘가에는 닿겠지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