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민 작가님의 책은 처음 읽어 보았는데, 여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신 이력이 있고 나만 모르고 있었지, 이미 유명한 작가님이셨다. 열세 살이라는 초등 6학년을 지목한 책이니 얼마나 아이들의 감성과 마음을 잘 대변해 줄 책일까 싶어 제목만 봐도 설렜다.
이 책 역시 아이가 먼저 읽고 함께 읽고 싶다고 추천해 준 책으로 아이들은 재미있는 것을 기가 막히게 잘 아는구나 싶었다.
책의 주인공은 열세 살인 초6 여자아이 둘이다. 루미와 보리는 둘도 없는 절친으로 친하게 지내며 만나지 않아도 화상미팅을 통해 시간을 공유한다. 하지만 세희라는 아이의 등장으로 둘의 관계에 금이 가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세희는 알고 보니 여러 가면을 가진 아이인데 보리가 세희와 가까워지면서 루미와 보리는 자연히 멀어지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아이들의 관계와 감정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소설의 배경이 되는 것에는 명예퇴직과 단식 투쟁 등 노동자로서의 일할 권리에 대해 묵살해 버리는 대기업의 횡포가 큰 배경이 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의 관계나 아이들의 삶에도 이 부분이 먹구름처럼 드리워지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게 된다.
"아들아,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뭐야?
"저는 보리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계란으로 바위 치기 속담도 생각나면서 저렇게 계란을 던진다고 달라지는 건 없을 텐데 보리가 아빠를 위한 마음으로 그렇게 했다는 것이 마음이 찡했어요. 엄마는요?"
"나는 세희 때문에 깜짝 놀랐잖아! 너무 나쁘다고 생각했어. 보리랑 관계가 위태로워 보였는데 결국 그렇게 되어 버리니 세희가 너무 밉더라."
"재미있는 부분은 어디였어?"
"처음에 루미네 아기들이 너무 귀여웠고 재미있었어요."
"그랬구나. 나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결말에 세희가 어떻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없어서 좀 아쉽더라. 책을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니 어때?"
"같이 이야기하니까 더 책이 재미있고, 책 내용을 잘 기억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나도. 다음 책은 뭐 할래?"
"엄마, 제가 저번에 추천한 15 소년 표류기나, 해저 2만 리 어때요?"
"하하. 그런데 그건 너무 두꺼워서 엄두가 안 나는데 한 번 생각해 볼게."
아들이 읽었던 책 중에서 나에게 추천한 책을 빨리 읽으면 책 대화를 더 많이 나눌 수 있는데, 아들이 원하는 대로 다 읽기에는 내가 읽고 싶은 책도 있고 바쁘기도 해서 아쉬운 점이 많다. 계속 고전을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아들의 바람에 부흥하여 슬로리딩으로 15 소년 표류기를 일단 시작은 했다. 사실 한 달 전부터 시작했지만 진도가 나가지 않은 채 계속 머무르고 있는데 아들이 어디까지 읽었는지를 체크해서 이제는 매일 조금씩이라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야 원, 엄마와 아들의 역할이 바뀌어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고 귀한 것을 안다. 그래서 조금 더 오래 붙잡고 즐기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다. 피곤에 지치고 현실과 상황에 절어서 아들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놓치지 않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