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영 Mar 17. 2024

너는 내게 봄을 알려 주었다.

너는,
올해도 먼저 봄을 내게 알려 주었다.

좁은 바위 틈 아래에서 긴 겨울 너를 묻고,
차가운 바람에도 고개를 빼꼼 내밀고 봄을 기다렸을 너를,
나는 반겨주지 못했다.

아직 바람이 차가워서도 아니었고,
매연에 흔들리는 네 잎이 안쓰러워서도 아니었다.

네가 어느 날,
누군가의 구둣발에 밟혀 생을 마감할 것을 알아서도 아니었다.

너처럼 의연하게 꽃피우지 못한 채,
돌 틈에 숨어 쌕쌕 숨을 내 뱉는 내가 부끄러워서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