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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영 Apr 10. 2024

인(仁)에 대하여


논어 책을 펴고 몇 장만 넘기면 이런 말이 있다.

[공자가 분명하게 인을 정의한 것은 번지의 질문에 대해 "인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한 것이다. 그 내용을 미루어 보자면 "자기가 서고자 할 때 남을 먼저 세워 주고, 자기가 뜻을 이루고자 할 때 남이 먼저 이루도록 한다]

['인'이란 글자 그대로 두 사람[二人],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뜻한다. 공자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사람들 사이의 가장 이상적인 관계를 통하여 사회의 안정을 추구했고, 이를 상징하는 개념으로 인을 사용한 것이다.]

10년 넘게 내 책장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는 이유는 하나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생각의 정리가 필요할 때,
나에게 '위로'가 필요할 때,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낄 때,

그런 날 꺼내 본다.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잡것'들이 마음에 혼란을 가져오려고 할 때 펴 본다.

이제는,
나와 함께한 시간이 오래되어 책은 누렇게 색이 바래져 버린 지 오래,
잉크 냄새보다는 오래된 책에서 나는 큼큼함이 먼저 뇌를 관통한다. 신경 하나하나 타고 들어가 처음 책을 책장에 꽂아 두었을 때의 기억을 가져온다.

팡팡, 터지는 폭죽처럼 그날의 기억이 돌아온다.

'기본을 잃어버리지 말자.' 했던 그날의 기억.

근래,
비가 온 뒷날, 웅덩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신발이 젖었을 때 느꼈던 축축함이 나를 찾아왔다.

홀린 듯, 엊그제 다시 꺼내 보았다.

누렇게 바랜 장을 넘기다 보니 어지럽게 했던 것들이 자연스레 정리가 되었다.

찾은 답은 아주 간단한 거였다.
네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따라가라고.


사람과의 관계도,

나와 나 자신과의 관계도,

인(仁) 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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