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찾아오는 것들에 대해
대체 역사 소설을 쓰다 보면, 모르는 내용이 많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그 시대에 대한 사소한 것도 조사가 필요하다. 주로 책, 인터넷을 통해 많이 찾는다.
특히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에서 필요한 정보를 많이 얻고는 한다.
그러다,
소설에 늑대가 등장하는데 나는 늑대를 본 기억이 너무 오래되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포털 사이트도 검색하고, 유튜브에서도 늑대 관련 영상을 찾아보았다.
그러다,
책 한 권을 발견했다.
[회색 늑대의 눈]
외로움에 지지 않겠어.
배고픔에 돌아서지 않겠어.
밤이라고 눈 감지 않겠어.
밝은 나의 빛으로 너의 어둠을 응시하겠어.
너도 내 머리 위 칠흑 같은 밤을 바라봐주련.
마침내 서로의 눈이 마주치는 그 순간이 올 때까지.
검색 중 발견한 블로그에서 발견한 글이었다. 늦은 밤이어서 일까.
나는 이 글을 읽고 울고 말았다.
‘외로움’에 지지 않겠다고 하는 그의 ‘외로움’이 다가왔다.
아파트 현관문이 닫히면 자동으로 잠길 때 나는 ‘띠리릭’ 소리처럼
새벽, 창밖으로 멈추지 않는 도로가의 소음처럼
아침을 시작하는 따뜻한 차 한잔처럼
소리도 없이 내게 왔다.
누구나 외로움, 그리움 하나쯤은 가슴에 묻어 두고 있다.
용기가 없어 꺼내지 못하지만, 가장 어둡고 깊은 내면의 어딘가에 꼭꼭 숨겨둔,
그것.
아마도 나는 글을 읽고 꽁꽁 숨겨두었던 것이 불쑥 나를 찾아왔던 듯했다.
그리고 늦은 밤이 끝나기 전 나는 꺼냈던 것들을 다시 넣어 두었다.
어떤 감정은,
어떤 생각은,
꺼내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른이 되어도,
절대 익숙해지지 못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