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똥풀
개나리, 민들레, 산수유, 프리지어에 이어
늦봄과 초여름의 경계즈음에 지천에 피게 되는 노랑꽃애기똥풀
척박한 곳에서도 잘 살아내는 생명력
귀여운 이름
소박하고 화사한 꽃잎 다 좋지만
그중 가장 사랑스러운 건
줄기 속을 꽉 채운 노랑
소박한 노란 얼굴빛과
똑같은 노란 즙이 줄기를 가득 채우고 있어
줄기를 톡, 하고 꺾으면
샛노란 즙이 나온다.
얼마나 솔직하고 진실한가.
세상에 화려하고 어여쁜 꽃 너무 많지만
속과 겉이
하나의 다름이 없이, 한결같은
지조 있고 진실한 너의 모든 것
세상에 어떤 꽃도
이런 진실함을 닮을 수 없다.
얼마나 대견하고, 애틋한가.
뿌리로부터 올라오는 줄기마다 꽉꽉 채워진 그 노랑이
꽃을 피우며 비로소
제게 허락된
겨우 그 소박한 꽃잎 크기만큼만 노랑을 드러낸다.
욕심이 난다고 결코 넘치지 않는다
세상에 어떤 꽃도
이런 절제를 따라올 수 없다.
얼마나 씩씩하고 장한가.
고운 흙, 영양 많은 양지만 골라 피는
콧대 높은 꽃들도 많은데
척박하고 오염된 흙에서도
기어이 피워내는
바라보는 눈, 귀히 여기는 손길 없이도
스스로 행복할 테야 하는 가녀린 떨림과 몸짓
세상에 어떤 꽃도
이런 용기를 가지지 못했다.
아마 애기똥풀이란 이름은
노란 애기똥색 즙을 품고 있다고 이름 붙였다지만,
사실은, 어쩌면,
가장 예쁜 자식에게 개똥이, 말순이 투박한 이름을 붙였던 것처럼
이 진실되고, 대견하고, 용기 있는 꽃
아무도 그 빛나는 진가를 알아보지 말라고,
꽁꽁 숨겨놓고 싶은 욕심 가득 담아
애정 듬뿍 담겼지만 짓궂은 그 이름을 붙여놓은 것일지도.
2025년 6월
봄의 끝자락
여기저기 애기똥풀이 보여요
애기똥풀은 토양이 심하게 오염된 곳에서도 꽃을 피워내는 기특한 들꽃이랍니다.
줄기를 하나 꺾어보면 노란즙이 꽉 차있어요
아기새도 어릴 때 보며주면 '우와~'하며 감탄사를 연발하곤 했어요
앞다퉈 예쁜 꽃이 가득한 봄이지만, 아무도 봐주지 않는 담벼락 아래, 폐허 위에서도
피어있는 애기똥풀을 칭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