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면 쫙~ 하고 요동칠것 같은 마음아
문경새재는, 나에게 풀지 못한 문제 같은 곳이었다.
거기에 가겠다!
그곳에 올해는 가봐야지~
라고 생각을 한 것은 수십번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항상 우선순위에 밀려서였겠지만)
번번히 다른 여행지에 밀려 발걸음을 하지 못했다.
그 문경새재에 가게 되었다.
물론 이번에도 문경세계명상마을에 가는 길에 간 거긴 했지만.
지리 시간인지 역사 시간인지 배웠던 문경새재는 고갯길일테니까 걷기 편한 길이겠거니
혼자 지레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새도 넘기 어려운 험한 길'이어서 조령이라고 불렸다고 하니
역시 사람은 지레 짐작이 아닌, 배워야 하는 가보다.
문경새재에는 스타벅스가 있었다.
지방에 있어서 드라이브스루처럼 넓직한 공간을 예상하고 있었던 나의 짐작은 이번에도 빗나갔다.
공원앞 상가의 건물을 활용한 것으로 문경새재의 특징이랄 것이 보이지는 않는 아쉬움이?(문경새재의 특징을 구체화하기에는 어려웠을지도.)
날씨는 쨍하고 공기는 미세먼지 없이 쾌적했다
이런 관문이 총 3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 1문에서 2문 사이가 가장 아름답다고 안내해주었다.
옛날에는 과거를 보러 이 험한 길을 걸어서 고개 넘고 산 넘어
한양으로, 한양으로 떠났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달라진다.
사람들의 간절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하지만 우리는 바빴다. 버선발로 화장실로 뛰어가는 안내판의 서생처럼.
문경행을 결심하게 한 것은 문경 세계명상마을에 명상을 하러 가기 위함이었다.
명상마을은 희양산 자락에 폭 싸여있는데 이 희양산 자체도 범상치 않다.
각산 스님이 이끄는 명상마을은 명상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문이 열려있다.
문이 열려있다고 표현한 것은 명상을 널리 알리고 싶은 스님의 의지로 비용이 아주 낮기 때문에 그렇다.
요즘 시세로 생각하면 '밥값'도 안나오는 가격이다.
자율보시에 의지해서 운영된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스님이 우스개 소리로 가난하다고....ㅠㅠ
명상은 아주 오래전에 직지사에서 해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 다시 스님과 법사님의 지도로 해보니 느낌이 달랐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호흡에 집중하고 비워낸다.
텅 비어있음을 경험한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생각을, 망상을 관조한다.
나는 흔들리는 갈대이자, 주위의 말에 갈피를 못잡는 팔랑귀이며,
미친듯이 일어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잔잔한 호수와 같은 마음을 유지하기 어렵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단해 보일지 몰라도 수면위 살얼음이 얼어 있는 상태다.
손가락만 대어도 바로 요동치며 고요함은 깨질지 모른다.
산책길에서 살얼음이 얼어 있는 물웅덩이를 보며 호흡을 들이쉬고 내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