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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의 발

by 마틸다 하나씨


발이 큰다

쑥쑥

아빠 입속에 쏙 들어가던

발그르하고 몰랑거리던 그 발이

수달의 발만큼 커졌다


곤히 자는 발을

가만 들여다보는

엄마 손은

소리 없이 토닥토닥


바라보기만 해도

기특한

막내의 발

쉰두 개의

뼈들이 어느새

열 배나 자라나서는

부러운 형아의

근육을 따라 큰다


하얗게 빨아 놓은

축구화는 하루 만에

새까매지고


신발장에선

엄마 운동화와

어깨동무를 한

친구 같은데


잠자는 볼에는

아직도

솜털냄새가 솔솔

짓궂은 엄마는

자꾸 묻는다

언제까지 귀여울래


귀엽다는 말에

스트레스가 쌓인다 하는

사춘기

막내의 발은

그렇지만

계속 귀엽다


여행 캐리어에

몰래 춘식이 인형을 데려가서는

꺼내지는 않는

열두 살이거든


아들의 발_더 쑥쑥 자라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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