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핫한 커피 만들어보기: 여기서 다 클리어!
“Vui lòng cho tôi bạc xỉu”(내게 박씨우를 주세요)
베트남 손님들이 주문하는 말을 듣고 있다 보면
자꾸 박시우라는 남자를 달래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난다.
“니 박시우 아나?"
“그, 내다! 박시우 아이고 박씨우다.
토씨 빼지 마라 “
이름도 재미난 박씨우가 어느 날 혜성처럼 나타나
연유커피와 요거트커피 그리고 아보카도 커피 사이의 삼각관계를 싹 다 정리해 버렸다.
고민할 것도 없이 모든 시선은 박씨우로 향하고 있었다.
의리에 사는 중년 층이 무조건 주문하는 메뉴가 카페 쓰어다(연유 커피)라면
통통 튀는 젊은 층이 무조건 주문하는 메뉴는 박씨우(연유 라떼)거든.
하지만 정글의 생태계는 늘 잔인하기도 하지. 새로운 매력덩어리가 나오면 잘 나가던 박씨우도 힘을 쓸 수가 없는 법이다. 요즘은 소금 커피(카페 무어이)가 베트남 물을 장악 중이다.
이 모든 핫한 베트남 커피를 만들어 보기 위해 먼저 카페 핀 추출법(Càphê pha phin)을 알아야 하겠지?
마틸다 레시피
기본 준비물: 1인용 카페 핀, 분쇄된 베트남 원두, 연유
* 레시피의 기록 순서는 컵에 담는 순서대로 하였으니 연유가 먼저 적혀 있다면 연유를 컵 바닥에 깔아 준 후 얼음을 컵에 채우고 차례대로 재료를 넣으며 따라 해 보시면 된다.
베트남에 사는 분들은 커피의 초이스가 다양하지만 한국의 쇼핑몰을 검색해 보니 베트남 원두커피로 추천할 수 있는 것은 쯩우옌의 제품이 있다. 코코넛맛 나는 베트남의 맥심인 G7커피를 대부분 아실 것이다. 우리 이모는 한 박스씩 사다 드리면 침대 밑에 숨겨 두고 드셨다는데 그 유명한 G7커피를 만든 회사에서 제조한 원두 상품이다.
혹시 베트남 원두커피를 구하기 힘든 곳에 있다면
이탈리안 로스팅 혹은 프렌치 로스팅으로 강배전 한 로부스타 원두를 선택하시면 된다.
베트남 커피 핀 추출법
20g의 베트남 원두 가루를 핀 속에 넣고 커피를 평평하게 다져주는 템퍼망으로 가볍게 누른다.
90도의 물을 50ml 붓고 ‘커피가 꽃을 피운다’고 말하는 60초의 시간을 기다린다.
그다음 핀이 찰랑거릴 만큼 80ml의 물을 더 부은 뒤 핀의 뚜껑을 닫는다.
약 5분 이상
컵으로 똑똑 떨어지는 한 방울 한 방울을 바라본다.
베트남인들은 이 커피멍을 삶의 분주함 속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평화로운 침묵이라 말한다.
오랜 시간이 걸려 얻게 되는 한 잔의 진한 커피에 베트남 사람들은 기다림의 미학을 담는 듯하다.
딥 블랙의 이 커피를 따듯한 상태 그대로 마시면
카페 덴 (CàPhê Đen)
얼음 넣은 컵에 부어 마시면 카페 덴 다(CàPhê Đen Đá)가 된다.
베트남 에스프레소인 이 커피 원액이 모든 커피 메뉴의 기본이 된다.
이 원액을 추출했다면 베트남 커피를 모두 클리어해 볼 수 있다.
카페 쓰어다 (Càphê sữa đá)_아이스 연유커피
연유 40ml
얼음 1/2컵
베트남 커피 원액 60ml를 얼음 위에 쪼로록 부어 마시면 그 유명한 카페 쓰어다가 된다.
그럼 대체 박씨우가 누구길래~
카페 쓰어다가 연유 에스프레소라면
박씨우는 그에 우유를 더한 연유 라떼다.
이렇게 만들면 된다.
박씨우 (Bạc xỉu)_아이스 연유라떼
연유 40ml
얼음 2/3컵
우유 100ml
코코넛 밀크 5ml (***다른 집보다 감칠맛 나는 우리의 비법은 이 코코넛 밀크를 살짝 더해주는 것이다)
베트남 커피원액 30ml
박씨우에 올라가는 갈색 빛 커피는 원액을 그냥 붓는 게 아니다. 블랙 원액 커피가 갑자기 왜 믹스 커피색으로 변한 건지 커피에 우유를 섞은 건가 궁금하셨을 거다 (현지 맛 느끼는 아주 작지만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주는 꿀팁 나간다)
***추출된 커피를 거품반 커피반의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것인데
추출한 베트남 커피를 컵에 담고 핸드 스티머를 이용해 거품을 올려줘도 되고
다 귀찮다면 뚜껑이 있는 작은 병에 커피 원액을 담고 쉐킷 쉐킷하면 사진과 같은 갈색 빛 커피가 나온다.
맥주처럼 거품을 가득 품은 상태로 만들어 준 후에 우유 위에 부어 주어야 커피의 쌉쌀한 맛이 상승된다.
이런 박씨우도 이겨먹는 소금 커피 카페 무어이는?
단짠단짠의 매력을 품고 국적을 넘나드는 바람둥이인가
카페 무어이 (Càphê muối)_소금 커피
40ml 연유
얼음 2/3 컵
60ml 커피 원액
50ml 소금 크림
[솔티드 소금 크림 만들기]
3g 소금
100ml 휘핑크림
60ml 우유
세 가지를 섞고 휘핑기로 머랭을 치듯 크림을 만든다
솔티한게 매력이지만
위에 얹은 크림마저 달콤 짭짤을 원한다면 설탕 2TS을 추가하고 믹스한다
처음 베트남에 와 길거리 목욕탕 의자에 앉아 요거트 커피를 먹어보던 맛이 잊히지 않는다.
요거트에 커피를 믹스 한 발상과 맛이 참 새로웠다.
카페 쓰어 쭈어 (Càphê sữa chua)_요거트 커피
1 팩의 요거트 (무가당은 맛이 없으니 가당 요거트를 사용하시길)
***요거트에 1 /2 쪽 라임을 꾸욱 짜서 요거트에 넣으면 상큼함이 업된다
20ml 연유도 함께 섞섞해준다
1/2컵 얼음
30ml 커피 추출액을 그 위에 붓는다
리치하고 꾸덕한 아보카도 스무디에 쌉싸름한 베트남 커피를 휘리릭 둘러서 마시면 정말 독특하고 맛있는 커피가 된다. 출출할 땐 한 끼 식사가 되는 든든한 한 잔이다.
카페 버 (Cà phê bơ)_아보카도 스무디 커피
100g 잘 익은 아보카도에
60ml 연유
150ml 우유
2TS 설탕
얼음 150g을 넣고 블렌더로 믹스하여 아보카도 스무디를 먼저 만든다.
컵에 스무디를 따른 후 30ml 베트남 커피 원액을 스무디 위에 부어준다
(초콜릿 시럽으로 마지막 데코를 하면 보기에도 이쁘고 달달함도 추가된다. 초콜릿 시럽은 패스해도 된다)
하노이 올드 쿼터에 있는 에그 커피의 원조 장카페를 찾았갔다.
내 입맛에는 딱 와플 반죽을 마시는 맛인데
대체 이걸 왜 맛있어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지만 이거 빼면 섭할 누군가도 있을 테니까.
카페 쯩 (Càphê trứng)_에그 커피
계란 노른자 3개에 연유 3TS를 넣고 혼합물이 폭신하고 매끄러울 때까지 거품기로 믹스한다.
달달함 상승을 원하는 분들은 설탕 1TS을 추가해도 좋다.
거품의 양이 두 배로 늘었다 싶을 때 믹스를 멈춘다. 너무 오랫동안 치대면 거품이 다시 꺼지게 되므로 주의한다.
계란 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바닐라 원액 두 방울을 똑똑 떨어뜨려준다
핀 추출 커피 원액 50ml를 잔에 먼저 따르고 그 위에 계란 크림을 살살 따라서 얹어준다.
장카페는 계란크림과 커피를 2:1의 비율로 넣지만 기호대로 비율은 정하면 된다.
다 부어진 크림의 표면 위에 카카오 가루를 체로 쳐서 데코 한다.
보드라운 계란 크림의 단맛과 은은한 쓴맛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베트남 사람들은 대부분의 커피 음료에
타익(thạch)이라 불리는 젤리를 넣어 마시는 걸 즐긴다.
쫄깃하다기 보단 한천 가루로 만든 양갱처럼 부스러지지만 그보다는 투명하고 말캉거리는 질감의 젤리이다.
혹시 집에 한천가루가 있다면 (베트남 젤리 파우더는 일반 젤라틴 가루보다는 한천 가루에 가깝기 때문에)
5g을 뜨거운 물 600ml에 녹여
30ml 커피 원액과 150g 설탕을 넣어 잘 섞어본다.
한 김 뺀 후 냉장고에서 식히면 탱탱하게 완성되는
베트남식 젤리를 툭툭잘라 커피에 넣어 먹어봐도 좋고
시중에서 판매하는 타피오카를 한 스푼 듬뿍 얹어 먹어봐도
색다른 디저트가 될 것이다.
그럼 다음화에는 코코넛과 함께 돌아오려고 한다.
코코넛을 이용한 달달한 베트남 디저트들의 향연을 기대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