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넛 디저트 (Tráng miệng dừa)
날도 좋던 어느 날
시클로 위에서 코코넛 커피를 마시며 베트남 도시풍경을 감상하던 그날이
문득 그리워진다면 혀끝의 위로를 건넬 수밖에…
코코넛 커피(카페 즈어)의 봉긋이 솟아 오른 하얀 스무디를 한 스푼 떠먹는 순간
고소함이 입 안 가득 솨라락 번진다. 어떻게 만드는 걸까?
마틸다 레시피
준비물: 코코넛 디저트류를 만들기 위해 기본적으로 코코넛 밀크와 베트남식 핀 커피 원액이 필요하다.
핀커피 추출방법을 모른다면 잠시 2화를 다녀온다. (집에 핀 추출기가 없다면 어떤 종류의 에스프레소도 당연히 사용 가능하니 핀커피 없어 못해먹겠다는 생각은 준비물에 속하지 않는 걸로^^)
카페 즈어(cà phê dừa) _코코넛 커피
스푼으로 떠먹는 베트남커피
얼음 200g에 코코넛 밀크 70g 연유 40ml 설탕 40g을 넣고
블렌더에 곱게 믹스하면 코코넛 아이스크림 질감의 스무디가 된다
나지막한 투명 글라스에 코코넛 스무디를 산처럼 봉긋이 쌓아 올린다
베트남 커피 원액 30ml를 뚜껑 있는 병에 넣어 거품반 커피반 상태로 쉐킷쉐킷 한 후
코코넛 스무디 위에 도로록 부어준다
알고 보면 이리 쉬운 코코넛 커피
비주얼도 예쁘고 고소한 코코넛의 풍미가 퍼지는 이 커피 한 잔을
여행의 향수에 빠진 나의 오후에 선물할까?
아니면 사랑하는 이들에게 짜짠 내밀어 주는 건 어떨까?
그들의 입꼬리에 무지개가 뜨겠지.
코코넛 사고
준비물: 타피오카 사고 펄, 코코넛 밀크, 갈색 설탕
코코넛 타피오카가 투명해질 때까지 8분간 끓인다. 불을 끄고 그대로 10분만 더 기다려 준다.
타피오카 알갱이가 작지만 그래도 말캉말캉 잘 익도록 기다려 주는 과정이다.
찬 물에 여러 번 헹구어 물기를 빼준다
(물기를 뺀 타피오카펄을 원하는 모양 틀에 담아 냉장고에서 3시간 이상 차갑게 해 주면 타피오카 젤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난 호로록 떠먹는 타피오카를 즐기므로 그대로 사용한다
코코넛 밀크 160ml에 갈색 설탕 20g을 넣고 끓여 준다. 끓어오르면 바로 불을 끈다.
미지근하게 식은 밀크에 타피오카 펄을 넣고 노란 망고를 예쁘게 썰어 데코 하면 완성이다
견과류, 말린 과일, 코코넛 젤리등을 기호대로 넣어서 즐겨도 색다른 디저트가 된다.
베트남 사람들은 코코넛 밀크에 옥수수 전분을 살짝 넣고 끓여 걸쭉한 밀크 베이스를 만든 뒤
색색이 화려한 젤리와 코코넛 과자 과일 등등 넣고 싶은 모든 걸 섞어 먹는 째(chè)로 즐긴다.
어린 코코넛 젤리
준비물: 어린 코코넛 과육, 우유, 설탕
어린 코코넛 껍질에서 하얀 과육 500g을 분리한다
채칼이 있다면 이용하고 없다면 스푼으로 하얀 속살을 파낸 뒤 1cm 정도의 굵기로 채 썬다
얇은 것보단 약간 굵어야 씹는 질감이 좋다
어린 과육에는 기름기가 많아 제거를 해야 하므로
물이 잠길 만큼 부은 뒤 라임 1/2을 짜서 즙을 넣고 3시간 동안 물에 담갔다 헹구고 물을 뺀다
큰 그릇에 설탕 250g과 코코넛 과육을 잘 버무려 5시간 재워둔다
설탕이 고르게 흡수되도록 한 시간에 한 번씩 뒤집어서 섞어주기를 반복한다
설탕이 녹아 물이 생기는데 코코넛 과육과 녹은 설탕물을 함께
달궈진 프라이팬에 넣고 설탕이 마를 때까지 중불에서 볶는다.
설탕이 마를 때쯤 불을 더 낮추고 우유 50ml를 부어 걸쭉해질 때까지 조금 더 볶아 준다
어린 코코넛 과육은 오래된 코코넛보다 수분과 유분의 함유량이 높아 좀 더 오래 볶아야 하지만
노력이 아쉽지 않을 만큼 쫀득하고 보드라운 코코넛 젤리를 얻을 수 있다
트레이에 부어 고루 식힌다. 오랫동안 쫀득거림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식히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베트남 사람들은 선풍기를 틀어 고루 말리기도 하는데 100도의 오븐에서 10분간 구워 내는 것도 간편한 방법이다.
슈가 파우더가 보슬거리는 이 코코넛 젤리는 베트남에서 주로 설날에 즐기는 디저트이다.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요 녀석을 베트남에서는 뭇즈어(mứt đừa 코코넛 쨈)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쨈과는 거리가 멀고 코코넛 젤리과자 정도로 표현하면 어떨까.
가끔은 이름을 딱히 정의할 수 없는 음식들은
이름을 상상해 보는 동안 뭔가 모를 오묘한 맛이 더 상승되는 것만 같다.
베트남인들은 코코넛을 물에 담가 두는 첫 단계에서 갖가지 천연 재료를 넣어 색색으로 물들이기도 한다
리메이크 버전
코코넛을 구할 수 없는 곳에 있다면
더더더 쉽게 코코넛 디저트 즐기기
코코넛 아포가토
코코넛 아이스크림 한 스쿱 푹 떠 예쁜 그릇에 담는다. (코코넛 껍질 그릇이 있을 리는 없으니까 ^^)
코코넛 아이스크림마저 구할 수 없다면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코코넛 밀크를 조로록 부어 먹으면 거의 똑같은 맛이 난다
코코넛 밀크의 고소함이 견과류와 만날 때 더 폭발하므로 아이스크림 위에 땅콩이나 캐슈넛등 좋아하는 견과류를 으깨서 솔솔 뿌린다. 코코넛 젤리를 얹어 먹어도 말캉대는 질감이 아주 재미있지만 구할 수 없다면 패스! 사실 모든 음식과 디저트는 기본 재료로만 만든 클래식이 최고니까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얹은 코코넛 밀크가 이미 맛은 결정했다. 아무 것도 얹지 않아도 충분하다.
조금 더 달달함을 추가하고 싶다면 연유 한 스푼을 애드 하면 된다
그 위에 에스프레소를 부어 마시면 세상 맛난 아포가토 미뉴에뜨가 울려 퍼진다
베트남 커피 원액을 부어 마시면 찐 베트남 향을 느끼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론 싱글 아라비카빈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추천하지만 어떤 종류의 에스프레소도 당연히 굿굿이다.
어른 맛 아포가토
코코넛이나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스쿱을 이번엔 예쁜 컵에 담아보자.
(사실 딸기도 초코 아이스크림과도 다아 맛있다)
딸기 맛 아이스크림 위에 부은 에스프레소 아포가토도 정말 맛있으니 도전~
집에 투*더 아이스크림이 있다면 그냥 먹지 말고 에스프레소를 얼른 추출해서 가져온다.
낮잠에 빠졌던 엄마를 깨우는 아들의 선물이다. 피곤함이 반짝거리는 행복함으로 변신한다. 엄마에게 더할 나위 없는 십 분의 행복을 선사하고는 배고프니 이제 어서 밥을 해달라고 완곡한 요청을 하는 나의 아들. 너무나 사랑스러울 수밖에. 그럼 오늘 저녁은 진수성찬으로 화답하지.
밥도 맛있게 먹고 든든한데
자 그럼 오늘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위스키 아포가토를 즐겨 볼까?
에스프레소 대신
아이스크림 위에 위스키 10-20ml를 휘리릭 부어주련다.
으흠~~ 소리가 절로 나는 '어른 맛 아포가토'를 즐길 수 있다.
정말 너무 쉽고 별거 아니지만
촛불이 켜 있는 저녁 디저트 테이블 위라면 아주 근사한 디저트가 된다.
어떤 종류의 위스키도 괜찮다.
나는 그래도 디저트의 기를 살려주려 애플향을 머금은 잭 다니엘로 픽! 핫 벌써 바닥이 보이고 있네 ^^
인생의 쓴 맛을 한 스푼 더 얹고 싶다면
비터 아로마인 앙고스투라 한두 방울을 똑똑 떨어뜨리면 단쓴단쓴 아이스크림을 경험하게 된다.
처음부터 액셀레이터 밟으려고 하시는 분 말고는 앙고스투라 얹기는 두 번째 위스키 아포가토부터 트라이해보시길 추천 ^^
그럼, 어른 맛 먹어 볼 사람 다 모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