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불안장애로 병원을 다닌 지 어느덧 6년, 언제쯤 그만 다니게 될까 싶기도 하지만 아직은 내가 내 모습을 봐도 불안정함이 여전히 가득한 것 같다. 그래도 그 몇 년 전보다는 확실히 더 나아진 듯 보이기도 하다. 오늘도 내원을 하고 앉아서 대기를 하고 있는데, 교복을 입은 학생이 상담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6년을 다니면서 이곳에서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을 보게 된 건 정말 처음이었다. 좀 충격을 먹었다랄까. 도대체 무엇이 그리, 얼마나 힘들었길래 어린 나이에 이곳을 오게 되었나 싶었다.
물론 나도 10대 때의 트라우마로 20대 초반에 병이 생겨 후반인 지금까지 병원을 다니는 입장이지만 왠지 모를 측은지심이 생긴 것인지 " 한참 웃고 떠들 나이에 너가 왜 이곳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방금은 표현력이 부족해서 마치 나쁜 곳에 오는 것처럼 말했지만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다. 그냥 마음 편하게 세상을 보고 즐겨야 할 나이에 병원을 오게 된 모습을 보니 그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여러모로 저 친구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겠구나 싶었다. 학업도 그렇고, 진로도 그렇고. 아니면 남모를 사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정신과에서 대기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보게 된다. 정말 한눈에 봐도 힘들어 보이는 사람들, 평범해 보이는 20대 30대 분들, 애써 힘든 티 안 내시고 그저 묵묵히 기다리시는 부모님 나잇대 분들, 그리고 휠체어를 타시거나 지팡이를 짚고 오시는 어르신들.
나도 마찬가지지만, 밖에서는 괜찮은 듯 보일 사람들이 저 상담실로 들어가면 그간 묵혀놓은 각자만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거라는 생각에 약간의 동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 나만 힘든 건 아니구나, 사람을 겉으로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겠구나, 다들 밖에서는 참고 사시는구나, 그래도 꿋꿋이 이겨내려는 분들이 많으시구나" 같은 생각으로 이어진다.
오시는 분들의 사연이 궁금할 때가 있지만, 그저 조용히 " 힘든 일 있어서 오셨겠지 "하고 대기를 한다. 나 같이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려나 궁금하기도 하다. 병원을 갈 때마다 한숨 쉬며 인생은 뭘까 싶다가도 막상 다녀오면 그래도 안정감을 얻은 기분을 느낀다. 상담하면서 팩폭을 좀 듣기도 하고 말이다.
그냥 어찌 됐건 이대로 잘 살아가보려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괜찮은 순간이 오겠지 싶은 마음으로 재정비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