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추억을 새긴 순간들이 많았어
우리의 추억을 새길 때쯤에 항상 비가 왔더라
당신과 내가 처음 만났을 때도 비가 내렸어
두 번째로 만나 데이트를 했을 때도 비가 내렸지
항상 맑은 날에 맞춰 추억을 쌓으려 할 때쯤 비가 내렸더라고
당신과 내가 햇빛 속에서 추억을 새긴 순간들보다
빗속에서 추억을 새긴 순간들이 많았어
일기예보에서 비가 안 온다고 했어도
잠깐의 소나기는 내렸었지
그래도 행복했어 한쪽 어깨 젖으며
우산을 오로지 당신 쪽으로 씌워 줄 때도
웃음이 멈추지 않았었지
비가 샐 수 없이 쏟아지던 그날이 기억나네
겨울에 내린 눈비였어
우리는 만나면서 몇 번의 이별을 했었지
눈비 내리던 그날은
우리가 첫 번째로 이별했던 날이었어
그때 패딩을 입고 당신 집 앞으로 갔었지
비를 쫄딱 맞으며 기다렸어
그 때문에 옷이 전부 다 젖어버렸지
당신은 집 밖을 나와서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다시 한번 손을 잡아 주었지
그때는 비가 오는 날들이 야속했어
그런데 지금은 가끔 비가 내리는 날을 기대하곤 해
맑은 날에는 생각이 안 났던
당신의 그리움이 생각나거든
당신은 나의 이런 모습을 보며 묻겠지
아직도 추억들이 빗물에 안 씻겨 갔냐고
나는 대답하겠지 당연하다고
비가 오는 날 당신은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하지만 그 이상은 생각 안 하려고
그냥 단지 오늘 비와 같이 내리는
그리움을 받아들이려고 해
어차피 맑은 날이 지속되면
당신의 그리움도 사라지거든
비가 오는 날의 추억을 만들어 주어서 고마워
우산 잘 쓰고 다녀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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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2일 오후 5시 37분 비 오는 날
망원동 카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