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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

처음에 용기가 필요해

by 진순희



"네가 닿지 않는 것에 선의를 갖고 대하면 언젠가 그것이 네 것이 된다."

-프리드리히 니체



매듭없는_신발끈.png https://blog.naver.com/snsnumber8/221482995755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를 갖기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어려운지! 예정에 있던 일정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침에 눈을 뜨니 몸이 찌 뿌드 한 게 머리까지 무거웠다. 침대가 좀 더 있다 가라고 자꾸 끌어당기는 듯했다.

어제 무리를 했으니 느긋하게 좀 쉬는 것도 괜찮지. 걷는 게 다 그렇지. 별 다를 게 뭐가 있겠어? 마음은 벌써 안 가는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그래도 프로그램 첫날인데 전에부터 약속한 거니까 여의치 않으면 그때 가서 결정해도 되지 하는 마음으로 인근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2018 00 오락 실천 프로젝트 걷기 교실"에 참석하기 위해 양재 시민의 숲에 내렸다.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그동안 나만 빼놓고 세상의 음모처럼, 지천으로 벚꽃이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벚꽃이 이렇게 흐드러지게 피고 있는데도, 뭐에 바빠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못하고 살았나 하는 마음도 잠시, 눈을 들어 보니 테니스장 주변에서 보건소 직원분들이 마스크와 이름표를 나눠주고 있었다.

야심을 갖고 준비한 것 답게 그 분야의 전문 교수님을 초빙강사로 모셔왔다. 걷기의 종류에도 운동을 위한 피트니스 걷기, 교정을 위한 걷기, 치료를 위한 걷기가 있단다. 장골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걸을수록 악화가 된다는 설명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집중하며 듣기 시작했다.



noname03-1.png 양재 시민의 숲



걷기에 필요한 신발 준비하는 것에서부터 운동화 끈 매는 방법까지 아울러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바깥쪽 부분의 끈이 위로 올라와야 한다는 설명에 모두들 앉아서 운동화 끈을 다시 매느라 분주했다. 실제로 걷기 수업에서 알려준 대로 운동화 끈을 고쳐 매고 나니 오래 걸었어도 발이 아프지 않았다는 사람들의 간증? 도 이어졌다.


준비운동만 잘해도 건강해지겠구나 싶을 정도로 각각의 운동마다 전문적인 설명이 뒤따랐다. 준비운동을 정성껏 한 다음에는 걷기 실전으로 들어갔다. 이론 부분을 상세하게 설명을 들은 터라 배운 대로 걸으려고 신경을 쓰며 걷기 시작했다. 초빙교수님께서 개개인마다 맞춤 처방으로 걸음 지도를 하셨다. 짧지만 강렬한 원 포인트 조언을 하셔서 참석한 사람들 모두에게 많은 도움이 됐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부터도 처음 듣는 새로운 정보들이라 유익했다.


사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호의를 가지고 시도해 보기란 참 어렵다. 여러 번 내 안에서의 갈등을 이겨내고, 낯선 것을 선택하기까지는 수많은 생각들과 와의 싸움을 이겨내야 한다. 운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터라 참석하기까지 사실 많은 망설임이 있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선의를 실천함으로써 오늘과 같은 뜻깊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얼마나 더 익숙하지 않은 것에 용기를 낼지는 모를 일이다. 다만 여러 가지의 잡다한 생각이 들더라도 한 발만 성큼 디디면 의도하지 않았던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 용기를 내어 무엇이든 시도해 보는 것, 처음이라 부담도 되지만 떨쳐내고 실천하는 것, 그것이 내 삶을 밀도 있게 끌어가고 윤택하게 할 것이다.


이렇게 매주 2회씩 두 달 동안 걷기 교실에 참석하다 보면 건강은 자연스럽게 지켜지겠구나 하는 마음과 앞으로 15년은 거뜬하게 잘 살아낼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마저 생겼다.






<<명문대 합격 글쓰기>>의

저자 진순희 인사드립니다 ~^^


책표지-명문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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