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목

행운이 폐기 처분됐다

by 진순희


행운목

진순희



행운이 폐기 처분됐다

가게 앞에 내던져진 행운목

가지고 있던 운이 바싹 말라버렸다

상인들의 현란한 상술로 개업 집에

행운을 옮겨주느라 덩달아 바빴다

어느 집의 한 켠을 차지했던 행운

기다려도 꽃은 피지 않았다

에티오피아에서 올 때부터

잎사귀는 다 떨궈내고

몸통만 살려낸 토막 난 삶

잘려진 밑동마다 켜켜이 물이 고인다

돌 나무 숫자 무엇이든

행운의 옷을 입히는 호모 사피엔스

잡히지 않는 복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로

행운의 기운은 팔려나간다

도로변에서 복권을 팔던 그 여자

복을 수북이 쌓아놓고

오늘도 그 자리에서 행운을 팔고 있다





2012 계간지 <미네르바>로 등단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 박사 수료

진순희 국어논술학원 & SUNI 책쓰기 아카데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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