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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부서지는 파도같이」, 유하

by 진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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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진순희의 아포리즘적 서정산문을 소개합니다.

유하 시인의 「끝없이 부서지는 파도같이」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삶의 부서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상실과 실패, 고통은 존재의 깊이를 드러냅니다.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성장하고 변화를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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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부서지는 파도같이



-유하



수천의 파도가

몰려와 부서집니다.

수만의 파도가 한꺼번에

산산이 부서집니다

부서진 파도들 비로소

편안한 어깨로 되돌아갑니다

그러나 어이랄 수 없어라

그렇듯 뒷모습으로 돌아간 파도들

또다시 부서지러 몰려옵니다

한번 부서져본 사랑

대단한 권세인 줄 알았습니다


그대여

내 사랑 더도 말고

저 파도 같을 겁니다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끝없이 부서지는 파도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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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짐의 미학


파도는 부서질 때 비로소 언어를 얻는다. 수평선 너머에서 달려온 물결은 바위에 부딪히며 흩어지고 사라지지만, 그 사라짐 속에서 존재의 빛을 피워낸다. 빛으로 부서지는 물방울처럼, 부서짐은 순간의 끝에서 새로운 시작을 노래한다.


삶은 부서질 때 비로소 진실을 보여준다. 사랑은 깨어짐 속에서 깊이를 배우고, 열망은 무너짐 속에서 길을 찾는다. 상실은 텅 빈 자리를 남기지만, 그 빈자리는 새로운 꿈이 숨을 고르는 자리다. 부서짐은 잃음이 아니라, 숨겨진 본질을 드러내는 속삭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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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짐은 우리를 고요 속으로 데려간다. 파도가 오랜 세월 바위를 깎아내듯, 삶의 모난 시간도 부드럽게 다듬어진다. 상처는 단단한 흔적이 되고, 날카로움은 온화한 곡선으로 변한다. 부서짐은 모든 불필요한 껍질을 벗기고, 그 속에 감춰진 찬란한 본모습을 남긴다.


파도는 부서질수록 더 큰 바다가 되고, 삶은 부서질수록 더 깊어진다. 부서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문턱이다. 사라짐 속에서 싹트는 변화는 더 넓고 깊은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파도처럼, 부서짐은 결국 가장 순수한 모습으로 돌아가 새로운 가능성의 꽃을 피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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