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순희의 아포리즘적 서정 산문을 소개합니다.
기형도의 「빈집」에서 영감을 받아, 사랑이 떠난 뒤 남은 흔적과 공허를 글에 담았습니다.
스러지는 불꽃처럼 사라진 사랑 속 잿더미에는 우리가 깨닫지 못한 온기와 진실이 깃들어 있습니다. 떠난 자리에서 시작되는 치유와 깨달음의 순간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입 속의 검은 잎』 중에서
-진순희
사랑은 두 얼굴을 하고 찾아온다. 처음엔 환희로 타오르다가, 끝내는 침묵 속으로 사라진다.
불꽃은 사그라들며 잿더미를 남기고, 그 속엔 보지 못한 온기와 진실이 숨어 있다. 사랑은 떠나도 먼지처럼, 바람처럼 우리 곁에 남아 보이지 않는 손길로 속삭인다.
사랑이 떠난 자리엔 고요가 찾아온다. 문틈으로 스며드는 차가운 바람, 닫힌 창문 너머의 어둠처럼. 하지만 그 고요는 단순한 침묵이 아니다. 그곳엔 오래된 질문들이 웅크리고 있다.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얻었는가?” 그 질문들은 스스로를 마주보게 하는 거울이 된다. 사랑이 떠난 자리는 공허 같지만, 그 빈자리에선 새로운 길이 열리기 시작한다.
사랑은 흔적으로 남는다. 흩어진 눈물 속에, 오래된 편지와 책장의 틈새에 스며든다. 그 흔적은 찢긴 마음의 틈새로 흘러들어 빛이 되어준다. 그 빛은 상처 위에 살며시 내려앉아 조용히 감싼다. 사랑은 우리를 괴롭히면서도 그 빈 공간을 서서히 채운다. 그렇게 우리는 깨닫는다. 상처는 고통의 증거이자, 성장의 흔적이라는 것을.
사랑은 떠날수록 선명해진다. 잿더미 속 불씨처럼, 먼 하늘에 깜박이는 희미한 별빛처럼.
그 별빛은 조용히 속삭인다. “나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너를 이루는 일부다.”
떠난 자리엔 공허가 머무르지 않는다. 그곳엔 새로운 빛이 스며들고, 남겨진 흔적은 다음 계절의 사랑을 꽃피우며 다시 뿌리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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