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기간 큰 목표-접영까지 맛보기
육아휴직을 하고 수영을 시작했다. 2월부터했으니 이제 두 달이 다 되어간다. 호기롭게 월~금, 매일반을 선택했다. 나는 운동신경이 없다.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때로는 그것을 숨기려 운동하는 자리나 동작이 돋보이는 활동은 회피하기도 했다. 이미 알고 있던 것이지만 사람들 앞에 '운동 신경이 없어'라고 나타낸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부족한 것은 그대로 나타내면 되는 거였는데 그게 무슨 큰 일인 것처럼 부자연스럽게 숨기려 애쓰고 살았나 싶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 쯤 처음 수영을 배웠다. 그 때는 자유형과 배영을 배웠고 물에 뜨는 법을 익힌 것에 만족하며 끝났다. 그리고 두 번째 배운 수영은 둘째를 낳고 어린이집에 보낼 때였다. 집 근처에 스포츠센터가 있었는데 주 3회를 다녔던 것 같다. 오전 시간이라서인지 체감으로는 할랑하게 느껴졌다. 가장 초급반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물에 뜨는 법을 익힌 나는 그 반의 우등생(?)이 되었다. 그리고 어떤 이유였는지 수영을 쭉 쉬었다. 그 후에 '걷기' 외에 특별히 '운동'이라 지칭할 동작들을 하지 않았다.
휴직 후 뭔가 몸을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수영이다. 이미 한 달 진도가 나간 초급반에 등록했다. '자유형 쉼쉬기 정도의 진도겠지?'하고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 오전과 저녁반의 차이인지 강사의 차이인지, 세월의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수영 첫 날 나는 옆 수강생에게 물었다.
"진짜 한 달 전부터 시작한 반 맞아요?"
수영을 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인 나는 그 반을 따라가기 버거웠다. 자유형을 할 줄 알지만 잘못된 자세로 레일을 왕복하지는 못하는 수준이었다. 매일반의 강점은 몸에 체화시킬 시간이 많다는 점이다. 배움은 직선이 아니었다. 특히 나처럼 운동신경이 없는 자에게 어제의 상승은 오늘의 연속된 상승된 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몸을 조금만 다르게 움직여도 수영 속도나 힘듦에 큰 변화가 있음을 느낀다. 유튜브 추천 영상에는 자유형, 평형 등 시청 기록들이 뜬다. 나름 진심이다.
휴직 기간 동안 가장 큰 목표는 접영까지 맛보는 것이다. 내 큰 그림은 가족 운동으로 '수영'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신랑은 화, 목, 첫째는 월, 목, 둘째는 금, 나는 월,화,수,목,금 수영을 배운다.
과연 물놀이장에서 각자의 수영 실력을 자신있게 뽐내며 시합할 수 있는 그 날은 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