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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 : 2021-12-19
나는 이것저것 관심이 있어서 어떤 것 하나 깊게 파지는 못했다. 프론트엔드 6개월 실무자보다 나는 프론트엔드 실력이 부족하고, 펌웨어 6개월 실무자보다 펌웨어 실력이 부족하다. 백엔드도 마찬가지, 앱도 마찬가지다.
그렇다. 나는 잡캐이며 똥캐이며 혼종이다.
*흔히 게임에서 능력치를 목적 없이 너무 골고루 분배해 버려서 이도 저도 아닌 캐릭터를 잡캐, 똥캐, 혼종이라고 한다.
작성일자 : 2021-12-19
나는 성공적인 사업을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는 개발자 출신의 사업가이다. 사실 '개발자 출신'이라고 말하기에는 개발 경력이 너무나도 적다. 중학교 때부터 전기회로와 펌웨어에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그때 처음으로 아날로그 회로와 아두이노에 대해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해킹에도 관심이 많았다. 누구나 그렇듯 검은색 후드를 두르고 파란빛이 도는 좁은 방에서 전 세계를 해킹하는 영화 속 주인공에게 반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c언어, APM(apache, php, mysql) 정도만 다루다가 중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자세한 나의 이야기는 TMI이기 때문에 아래 링크로 대체하겠다. 궁금하다면 읽어보시길! 글의 전체적인 내용과는 무관하니 안 읽어도 전혀 지장이 없다.
- 무엇을 어떻게 배운 사람인가?
https://brunch.co.kr/@nanotoly/42
- 프로그래밍을 통해 첫 사업 매출을 낸 썰
https://brunch.co.kr/@nanotoly/40
그러다 나는 사업에 관심이 생겼고, 지금은 스타트업에 발 들인 지 대략 3년 정도 되어 간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나는 첫 사업 매출을 냈다.
그렇게 매출을 내면서 돈을 벌다가, 한 가지 문제가 나를 찾아왔다. 나는 아직 군대를 갔다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지하게 투자유치와 채용을 고민하다 보니 내가 미필이라는 점은 큰 걸림돌이 되었다. 최대 6년 안에는 내가 군입대를 '해야만 한다'는 의미다. 여러 고민 끝에 그냥 군대를 빨리 갔다 와서 사업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선택했다. 이 선택을 한 이유는 가장 리스크가 적은 선택지였으며, 나중에 군대를 전역한 이후라도 어떤 비즈니스든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도 매출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군대를 가기로 결심했으니 내겐 3~6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그동안 무엇을 하는 게 가장 좋을까?
1. 내 사업을 최대한 잘 마무리하고 전역 후에 곧바로 재개할 수 있도록 만들고 군입대 ^^7
2. 다른 곳에 취업해서 짧게나마 회사 경험하다가 군입대 ^^7
3. 3~6개월 동안 할 수 있는 짤막한 장사를 하고 군입대 ^^7
이 정도의 선택지가 있었고, 2번에 해당하는 '취업'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월급도 받고 회사 돌아가는 것도 배울 수 있으니,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잡캐의 취업 방랑기가 시작되었다.
작성일자 : 2021-10-04
나는 잡식성 인재다. 하드웨어, 펌웨어, 백엔드, 프론트엔드, 모바일앱 개발/ 마케팅, 영업 / UIUX 디자인, 일러스트, 영상편집/ HR, 조직문화, 기획 등 사업에 필요한 것이라면 뭐든 닥치는 대로 했다. 하지만 일에 대해 어느 정도 경험이 있다면 이 말을 듣자마자 느낀 것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 나는 뭐 하나 특별하게 잘하는 게 없다.
나 같은 혼종은 취업에서 상당히 불리하다. 회사에서는 이것저것 다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지 않던가? 모든 사람은 각자의 강점이 있다. 나는 끔찍한 혼종이라는 것이 약점이자 강점이다. 한 분야에서는 잘해야 상위 20% 정도이지만 그런 분야가 여러 개가 있다면 여러 분야를 연결하여 창발을 이뤄낼 수 있다.
취업은 나를 최고의 조건으로 팔아야 하는 마케팅 영역이다. 어떤 상품의 결함을 다른 관점에서 보면 기회이자 특별함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 고기에 지방이 많이 껴 있는 고기는 안 좋은 고기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 고기를 '마블링이 풍부한 고기'라면서 좋은 고기로 취급받게 되었다. 나도 어떤 관점에서 보면 '지방 낀 고기'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마블링이 풍부한 고기'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의 '장점' '단점'에 대해서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내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고 나서 나 스스로에 대한 마케팅 컨셉을 정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다. 내가 정한 나의 컨셉은 아래와 같다.
끔찍한 혼종이지만 프로덕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 낼 정도의 개발 경험이 있으며, 혼자서도 비즈니스 사고를 통해 매출을 만들어 낼 만큼의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다.
또한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굉장히 관심이 많으며 팀원의 역량을 120% 끌어내는 리더에 대해서도 꾸준히 공부했다.
즉, 개발 이해도와 비즈니스 이해도를 기반으로 고객이 만족하는 것을 제공하며, 팀원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것에 관심이 많은 '문제 해결사'다.
이 시기쯤에 참고한 영상들을 아래에 공유한다.
-스타트업 취업에 대한 개요
- 어떤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가
2021-10-06
이력서 작성 시 참고한 영상
완성한 이력서
https://transparent-piccolo-a69.notion.site/62bda4e6f1d846f3ae9261cccb95ac84
10.8
오늘은 화이자 2차 접종 맞고 쉬는 중이다.
단순히 구현해 내는 것은 초기 스타트업이나 외주업체에서나 필요로 한다.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방치하는 코딩보다는 서비스를 만들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기술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이 현업에서 필요로 한다.
찍어내는 능력은 가르치면 대부분 금방 한다.
~2021-10-14
사실 포트폴리오 용으로 앱 하나를 더 제작한 뒤에 회사에 지원해보기로 마음먹었으나, 계속해서 취업준비 영상을 참고하면서 생각이 정리되었다. 지금 새로운 프로젝트를 해서 이력서/포트폴리오 항목 늘리는 것보다는 이전에 했던 것들을 좀 더 다듬는 방향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무리해서 급하게 준비하는 것들은 결국 실전에서 이야기하려면 어버버 하기 마련이다. 나의 '기본값'으로 승부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션 페이지도 보기 좋게 업데이트했다.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동시에 지원할 회사도 리스트업 했다.
원티드, 로켓펀치, 잡코리아, 사람인 등 채용 사이트에 들어가 공고를 확인했다.
내가 취업하고자 하는 회사의 필수 조건은 아래와 같다.
1. IOT 회사일 것(IIOT, AIOT 취급 x)
2. 서비스 사용자가 다수 존재할 것
3. 매출이 존재할 것(투자로 인한 매출은 취급 x)
4. 적당한 규모일 것(사원 5~50명)
그리고 아래는 있으면 좋은 조건들이다.
5. 개발 문화가 좋을 것(애자일, 스크럼, 코드 리뷰, 클린 아키텍처)
6. 관심 있는 개발 스택일 것(ex. php 쓰는 회사는 들어가기 싫다...)
7. end user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비즈니스일 것
8. 영업부, 사업부와 소통이 원활하고 그들과 소통기회가 많을 것
위와 같은 조건에 맞는 회사는 대략 2~3개 정도다. 이 회사를 타깃으로 취업 전략 및 면접 전략을 세웠다. 애초에 관심이 많은 영역의 사업을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왜 이 회사에 지원했는가?"와 같은 답변도 쉽게 할 수 있으며, 그 외의 질문에도 억지로 끼워 맞춰서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할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아마 아무 회사나 지원했다면, 회사의 비전에 맞는 소설을 쓰고, 거기에 나를 끼워 맞추느라 고생 좀 했지 싶다.
어쩌면 채용은 회사 가치관에 맞는 노예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채용은 서로 주고받을 것이 명확한 용병을 구하는 느낌이라는 생각도 문득 든다.
말이 나와서 그런데, 내가 IOT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아래와 같다. 혹시라도 궁금하면 참고하길 바란다.
https://brunch.co.kr/@nanotoly/65
그런데 문제가 있다. 한 회사는 펌웨어, 임베디드 개발자를 공고 중이며, 다른 회사는 앱 개발자를 공고 중에 있다. 나는 혼종 잡캐다. 임베디드도 다룰 수 있고 앱도 다룰 수 있지만 한 가지를 뾰족하게 잘하지 못한다. 대기업과 같이 고도화된 서비스의 개발, 유지가 필요한 회사라면 나와 같은 혼종을 굳이 채용하고자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스타트업에 지원했기 때문에 이 약점을 강점으로 살릴 가능성이 있다.
미필, 고졸이기 때문에 취업 시장에서 최악의 인재에 속한다. 이 역경을 뚫어야만 한다... (와 세상에... 막막하다...ㅋㅋㅋㅋ)
내가 회사에 필요하며 나름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서 나를 잘 마케팅해야만 한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나의 정체성과 특징을 정리했다.
- 하나의 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개발자는 아니다. 그러나 다양한 영역을 연결하여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는 엔지니어다.
- '고객이 쓰는 제품'을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고객과의 소통하길 좋아하며, 어떻게든 매출을 만들어내는 엔지니어다.
- 하나의 서비스에 필요한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서,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고자 하는 경우에 특히 더 도움이 된다.
- 좋은 팀 문화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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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A회사의 첫 면접은 10월 15일에, 2차 면접은 10월 19일에 봤다.
면접 전 코딩 테스트는 면접 당일 오전 9시까지만 편한 시간에 알아서 풀면 되었고, 프로그래머스(https://programmers.co.kr) 사이트를 통해서 문제를 출제했다. 3문제 푸는데 6시간 주어졌다. 문제 내용은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문제 1. 숫자 n보다 크거나 같은 수 중에서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가장 작은 수를 찾아라
문제 2. 다리가 부서져서 곳곳(i,j,k ...)에 구멍이 났다. 널빤지 길이가 n, m... 일 때 다리의 구멍을 모두 다 널빤지로 덮는 경우의 수 중, 가장 널빤지를 적게 쓰는 경우를 찾아라
문제 3. 2차원의 미로가 주어졌을 때, 로봇이 A에서 B로 최소한의 에너지로 도착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구해라. (로봇은 곡괭이로 바위를 부수고 지나갈 수 있다. 바위를 부술 때 필요한 에너지는 n이다. 걷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m이다.)
사실 코딩 테스트 준비를 안 한 입장에서 상당히 어려웠다. 그래서 깔끔하게 300점 만점에 120점을 맞았다. (캬,,, 노답..ㅠㅠㅠ)
코딩 테스트를 망치고 난 후, 면접일이 다가와서 면접 장소로 이동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나 같은 혼종은 보기 드문가 보다.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어서 조금 혼란스럽다고 직접 말씀하시기도 했다. 아무튼 면접이 시작되었다. 면접에서는 지원동기, 일하는 스타일, 실무 지식 등에 대해 물어보았다.
Q. 회사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
A. 내가 사업하면서 이 회사가 고객사로서 연락이 왔었다. 그래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때 주문이 많아서 서비스를 제공해주지 못했다... (그 이후에 재잘재잘 더 말하려고 했는데 알게 된 이유를 여기까지 들으시고 흥미로우셨던 건지, 말을 끊어버리셨다.)
Q. 지원 동기?(사실 이건 안 물어보심)
A. (물어봤다면 이렇게 대답했을 것) IOT는 "원격 기능"과 "연결 기능"이 존재한다. 대부분이 원격 기능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연결 기능"을 잘 활용하여 고객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해주어야만 IOT를 통해 압도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다. 이 회사는 '연결 기능'에 집중하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함께 하고 싶었다.
Q. 자유로운 영혼이신 거 같은데, 입사하면 스트레스 많이 받을 거 같네요. 괜찮으시겠어요?
A. 업무로 스트레스받을 시간에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이전 회사에서 '위임'에 대한 이슈가 있었다. 명확하지 않은 위임과 오더로 인해 구성원들이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이 문제를 위임의 1~5단계 프레임워크를 만들어... 해서 스트레스의 원인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었다.
Q. USB 제어를 위해 뭘 해야 하나?
A. TTL to USB 모듈을 이용해서 회로를 구성할 것이다.
Q. 모듈은 뭘 쓸 것이냐?
A. 진행했던 프로젝트에서는 CH340 칩셋이나 CP2102 칩셋을 이용했다. CP2102가 좀 더 안정적으로 동작했어서 이 칩을 더 자주 이용한다. (분명 백엔드 개발자로 지원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하드웨어 질문이 오갔다..ㅎㅎ 다방면으로 경험이 있다는 것이 내 컨셉이기에 직무에서 벗어난 이야기가 나와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 )
Q. 하드웨어 개발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게 뭐냐?
A. 디버깅이다. 잘 만들어진 OS 위에서 제작하는 소프트웨어와 달리 펌웨어는 OS가 없이 하드웨어 제어와 소프트웨어 제어를 해야 한다. 에러가 발생하면 부품의 불량 문제인지, 규격 문제인지, 회로 노이즈 문제인지, 펌웨어 로직 문제인지 알기가 굉장히 어렵다. 뭐가 문제인지 하나하나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새 부품을 주문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일주일~ 한 달 동안 부품 배송을 기다려야만 한다. 그래서 문제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시간과 돈이 많이 들고 검사해야 하는 부분이 많은 점이 가장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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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나에 대한 질문이 끝나고 나서는 아래와 같은 질문을 내가 회사에게 건넸다.
Q. 개발 문화가 어떻게 되는가? 배포와 코드 리뷰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Q. 왜 그 칩을 이용해서 개발했는가? 너무 오버스펙 아닌가?
Q. 이 개발 언어는 잘 안 쓰는 추세인데, 왜 쓴 것인가?
Q. 입사하면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
Q. 팀 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Q. 다른 경쟁사와 다른 점이 무엇이며, 영업은 어떻게 하는가? 당신 타겟 고객이 검색할만한 키워드로 구글이나 네이버에 검색하니 최상단 노출되는 정보는 이 회사가 아니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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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나에게 준 피드백
- 실제로 개발한 내용들을 확인하기 힘들다. 실물 사진도 없고 서버가 다운된 서비스도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는 당신이 어느 정도인 사람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 스타트업 경력이라서 경력이라고 보기 힘들다.
- 양산 경험이 있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크다. 아직 양산 경험이 없다는 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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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회사에 대한 리뷰
- IOT에 대한 가치관이 비슷해서 좋음
- 개발 아키텍처와 비즈니스 구조가 마음에 듦
- 건물과 사무실이 아주 예쁨. 진짜 예쁨!
- 개발 스택이 너무 안 맞음. 내가 원하는 스택 : 임베디드는 C, C++, python , 백엔드는 python, Node.js 이길 바라지만, 이와는 완전히 다름.
- 개발 문화에 대해서는 면접관님이 답변을 잘 못해주셨음. 스크럼을 도입한다고는 하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말해주시지 않음. 노력하고 있다고만 말해주셔서 개발 문화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느낌을 받음.
2021-10-2x
오늘은 연봉 협상 관련한 3차 미팅을 진행했다. 그래서 오늘 연봉협상 관련한 3차 미팅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서 참고한 영상은 아래와 같다.
사실 기술 스택이 너무나도 안 맞아서 서로 협상이 맘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3차 미팅에 임했다. 사실 들어갈지 말지도 많이 망설여졌다.
그 이유는 내 개인 사정 때문이다. 나는 사업을 정리하긴 했지만, 기존 고객들의 관리해야만 한다. 무슨 문제가 터지면 내가 당장 달려가야만 한다. 그런데 그 회사에 들어가면 절대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3차 미팅을 진행하면서 살짝 감동받은 썰이 있어서 일단 그 썰부터 풀겠다. 3차 미팅에 들어가니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대뜸 노트북을 들이밀면서 지금까지 했던 모든 프로젝트를 작성해달라고 했다.
다름 아니라, 내가 고졸에 미필이라서 사규에 의해서 원하는 연봉을 주기 힘들기 때문에 초등학생 때부터라도 했던 프로그래밍 이력을 모두 적어주면 대표님과 잘 이야기해보겠다고 말씀 주셨다. 크흐,, 감동쓰...
2021-10-2x
역시 최고의 히든카드는 지인 찬스인 거 같다...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괜찮은 월급과 자율성을 보장해주었다.
내게 '자율성'과 '배움'은 취업 우선순위에서 공동 1위이다. 배울 것이 많아서 이후에 나의 사업에 적용할 것이 많아야 하며, 자율성을 보장해주어 내 사업에서 아직 정리되지 않은 일을 처리할 여유가 있어야만 한다. 지인 분께서는 이 조건이 모두 충족되었다. 그리고 짧게 일하는 것도 좋다고 말씀 주셨다.
아.. 그러고 보니 본격적인 취준 하기 전에 지인 한 분께서도 먼저 제안을 주셨다. 이 분 또한 자율성을 보장해주셨다. 다시 정리하자면 총 6개의 회사와 컨택했으며, 그중 3개가 지인분들의 제안이었다.
아아....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훌쩍훌쩍)
내일 면접 2개를 보고 나서 어느 정도 결정이 되겠지만 지인들의 매력적인 제안보다 좋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2021-10-27
오전에 봤던 면접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외국인 임원 한 분과 개발자 두 분과 함께 총 3명의 면접관과 이야기를 나눴다. 외국인 임원께서 영어를 또박또박 느리게 말씀해주셔서 이해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으나 회화로 소통한 적이 없기 때문에 외국인 분과 이야기할 때는 내가 하는 말을 통역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사실 1차 면접은 전체적으로 너무 아쉬웠다. 아무래도 통역과정을 거치다 보니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지 못한 느낌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불필요하게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1시간 30분 정도 면접을 봤는데 사실 오고 갔던 이야기 내용이 별로 많지 않다.
질문 내용이 표면적인 것들밖에 없었고,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가졌으며 어떤 의사 결정 프로세스에 의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답변 또한 통역이 가능한 만큼 짧게 잘라서 이야기할 필요성이 있었다 보니 외국인분께서 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사실 이건 내 불찰이라 할 말은 없다. 좀 더 간결하고 명확하게 말하는 걸 연습해야 했는데 말이다.
암튼 많이 아쉬웠다. 외국인과 면접한다는 것도 미리 알려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2021-12-19
잊고 있었다... 위에서 이야기한 외국인 임원 스타트업은 1차 면접 이후에 연락이 없다. 탈락이나 합격이나.. 아무 말도 없다. 1차 면접 이후에 가고 싶은 마음도 크게 없어져서 그냥 머릿속에서 지웠다.
개인적으로 '이렇게는 채용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케이스다. 정말 많이 바빠 보여서 채용에 조차 신경 못 쓸 정도로 보였다. 내가 나중에 채용할 일이 생기면 이때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채용을 준비해야겠다.
A 회사 : 최종 합격 후, 내 사업을 정리할 자율성 보장이 안되어 포기
B 회사 : 연락두절
C 회사 : 오히려 그냥 회사에 취업하지 말고 계속 사업을 키워가라는 진심 어린 조언을 주심
D 회사 : 먼저 높은 봉급과 자율성을 제안 주셨지만, 내가 키워가고 싶은 능력과는 거리가 있는 분야라서 거절
E 회사 : SI 쪽이라 거절. 나는 end user와 직접 소통하고 싶음.
F 회사 : 자율성 보장, 적절한 수준의 봉급, 내가 조만간 군 입대하는 것도 앎, 내가 성장하고 싶은 분야를 먼저 제안 주셔서 같이 일하자고 이야기했음 But 회사 사정으로 입사 취소
이렇게 정리하니 나도 참 까탈스럽게 보인다. 하지만 일하는 것만큼은 까탈스러워도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나는 결국에 아무 곳에도 취업하지 못했다. 돈이 급했던 것도 아니었던지라 좌절감은 없지만 그래도 조금 허무하긴 하다.(애써 쿨한 척)
하지만 취업 준비하면서 오히려 좋았다. 좋은 요리사가 되려면 다른 셰프의 요리도 많이 먹어봐야 하며,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파는 시장도 자주 가봐야 한다. 이처럼 좋은 HR 담당자가 되려면 다른 회사에서 어떻게 채용하고 있는지 수시로 봐야 하는데, 이를 볼 수 있는 곳이 채용 사이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면접자 입장이 되어보니 사람들이 어떤 회사에 취업하고 싶은지에 대해 더 알게 되었다. 이번 경험이 좋은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밑거름이 되었길 바란다.
2021-12-23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지인 회사의 문제로 인해서 취업을 못하게 되었다. 이렇게 된 이상 그냥 내 사업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군대는 2022년 3월에 가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취업을 하지 않은 이유는 아래와 같다.
- 내가 배우고 싶은 쪽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 월급도 만족할 만큼 주는 곳이 별로 없다.
- 위 조건들을 만족하면서 내 사업을 잘 정리할 수 있을 자율성이 보장되는 회사는 별로 없다.
- 결국 내가 사업하는 게 돈 더 많이 번다. 그리고 더 많이 배운다.
- 군입대 전까지 일 할 시간이 너무 짧다.
- 상황과 타이밍이 안 맞아 결국 취업에 실패했다.
그래서 나는 군대 가기 전까지 또 다른 사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군입대 전까지 약 3개월의 시간 동안만 해도 상관이 없는 그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난 어쩔 수 없는 놈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