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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쌤 May 06. 2021

불멍에 빠져보실랍니까!?

신글방 3기 10일 차 예술적 감성 회복하기 : 불멍

<불멍 : 내면에 숨겨진 예술적 감성 회복을 위해 쉬기 위한 도구>

1. 허락하는 시간만큼 보기

2. 고립된 공간으로 대피하기

3. 복잡한 생각, 괴로움, 번민 버리기

4. 오직 나만을 위한 시간 갖기

5. 내 마음 찾기


https://youtu.be/N_g3AiXF-q8



<불멍 후기>

감사하게도 혼자 집에 있게 된 시간에 불멍 영상을 볼 수 있었다. 내일 외출을 할 계획이라 오늘 무척 바빴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필사하고, 캘리하고 빨래를 해서 널었다. 공리지를 쌓기 위해 댓글을 달다 점심시간이 되어 유부초밥을 열심히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남편이 오기 직전에 김장 김치 2 덩이를 가위로 쏙쏙 썰어 볶아 놓았다. 맛나게 먹고 쉬다가 남편이 다시 직장으로 가고, 공리지 댓글 남은 것을 달고, 글을 쓰려고 했는데 동생이 전화해서 받으면서 선풍기 날개를 씻어서 말리고 다시 조립해서 넣었다. 반찬을 몇 가지 만들어 두려고 이것저것 하느라 계속 서 있었다. 하루 종일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생각에 무척 바쁘고 피곤했다.


불멍을 하려고 불을 다 끄고 블루투스 스피커에 소리 연결해두고 카톡 소리도 껐다. 들리는 것은 따닥따따닥 장작 타는 소리뿐. 보이는 것은 불이 활활 타는 것뿐.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렇게 보고만 있는데 마치 진짜로 타고 있는 장작 앞에 있는 것처럼 얼굴과 몸의 앞면이 따스해지는 느낌이 나는 것이었다. 실제로 캠프파이어 때를 떠올려보면 배와 얼굴만 뜨거워지고 등 쪽은 시린 그런 딱 그 느낌이었다. 아주 뜨거워지는 것까지는 아닌데 조금씩 따스해지는 촉감이 느껴져서 신기했다. 


주변이 어두워지고 오직 장작이 타면서 나오는 불의 조명에 집중하면서 몸의 긴장이 풀어지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되고 오직 불멍만 하다 보니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해야 한다, 끝내야 한다 이런 생각들이 잔뜩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사라지고 없었다. 불을 보고 있으니 캠프 파이어를 했던 기억들만 서서히 떠다니기 시작했다. 수련회장에서 보았던 불, 그 시간을 함께 했던 친구들의 벌개진 얼굴. 불멍만 하기보단 깔깔 거리며 제각기 자신의 추억을 만들더 그 시간이 기억났다. 그러나 계속 불멍을 하다 보니 다른 이야기들도 왔다 갔다 했다. 흘러가지는 않았고 마구 침범하지도 않았다. 그냥 산들바람처럼 왔다 갔다 하였고, 내 마음과 기분도 그를 따라다녔다. 


그러다 나중에는 멍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 시작할 때에는 화면의 정중앙을 보고 있었는데 멍~해지니 눈이 한쪽으로 시선이 쏠리면서 슬슬 졸려왔다. 그래서 팔짱을 끼고 눈을 감았다. 들리는 건 따닥따닥 소리, 느껴지는 건 빛이 내 앞에서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밝고 따뜻한 느낌. 너무 편안했다.


약 5분 정도 후에 카톡 소리가 나서 비몽사몽 상태에서 깨어났다. 나른하고 몽롱하면서도 푸근한 기분이다. 한숨 잘 자고 일어난 느낌? 가끔 나를 너무 다그칠 때면 이 영상을 종종 틀어보면 좋을 것 같다. 


아! 불멍을 통해 찾은 마음은 이것이다. 이제 좀 쉬고 싶다. 오늘 수고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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