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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주 Feb 04. 2023

MZ야, 미안해!

고후 2:8 그러므로 너희를 권하노니 사랑을 그들에게 나타내라



'너희 세대는 정말 이상해.'

각종 OTT가 범람하는 요즘, 어느 나라 드라마를 봐도 이런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화자는 어른들이고 청자는 젊고 어린 세대이다.


이태원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 단순히 보행자들이 한 곳에 모여 집단으로 몹쓸 일을 당한 것으로 보이지 않아서다. 어린 생명들을 포함하여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게 된 것을 보며 회개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어른으로서, 선생님이었던 자로서 '나는 제대로 그들을 이끌었는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모범이 되는 삶을 보여주었는가?'라는 자책이 며칠 밤낮을 괴롭게 했다. '이웃을 사랑했는가?'라는 질문에도 YES라 즉답할 수 없음에 좌절했다.


종말의 일부를 본 것 같은 두려움, 생명이 꺼져가는 것을 보는 안타까움, 구하지 못한 미안함들이 폭풍처럼 일었다. 사람이, 온전히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사람만 죽어가게 된 무서운 일이었다.


현대 한국 사회는 세대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것 같다. '라테'만 찾는 꼰대에 대한 이야기나 MZ와의 갈등에 대한 내용이 널리고 널렸다. 정말 어른은 모두 꼰대이고 MZ는 모두 그런 사람들뿐인가 착각이 들 정도다. 각자 '나만 옳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어른은 어른만 맞고 젊은이는 젊은이만 맞는 세상에.


타인으로서 나이 차이가 나는 세대를 사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을 칭찬하거나 MZ가 그 이전 세대들이 잘해왔던 것을 칭송하는 콘텐츠를 찾기도 어렵다. 하지만 욕을 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게서 나타난 그 특성이 '우리' 어른들의 유산으로 인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길 원한다. 우리가 그렇게 기르지 않았다면 저렇게 자랐을까, 아이들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꼭 가르쳐야 할 것들을 남겨주는 일에 목숨을 다 했던가 돌아봐야 한다.


'어린것들은 참 버릇이 없어.'라는 말을 우리도 듣고 자랐다. 그런 장년들도 나라를 이끄는 나이가 되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해가 안 되고 이상한' 다음 세대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이 가진 무기는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들이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다음 세대를 위한 사랑이 아닐지...


사랑할 때 우리는 아름다워진다.

사랑받을 때 우리는 사람다워진다.


다름보다 같음이 더 많은 우리들이다. 생명을 갖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으며 사랑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모든 사람은 동일하다. 서로의 비슷함에 더 집중하고 다양함을 즐거워하는 방식으로 시선을 전환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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