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럭을 빗어 내리다

by 라미루이






두 달 너머 남 손타지 않은

아빠의 부스스한 터럭

못내 마음에 걸렸던지

자그만 분무기에 분홍 참빗 들고 온 아이

배시시 웃음 짓는다

어디 그럼 이쁘게 빗어봐라

아이는 물안개 착착 뿜어

참한 빗 고운 결 따라 빗어 내리니

헝키고 뻣뻣한 돼지털 자락

매끄러운 비단결 사라랑 흘러내려

이번엔 아빠가 빗어줄까 했더니

아니하곤 고개 돌려 포르르

지 엄마 품으로 날아가 버렸다

멋쩍은 손가락 빗 삼아 머릿길 쓸어 오르니

도로 터부룩해 마디마디 걸려

걸핏하면 넘어진다



최애 하는 다람쥐 인형 '라미'를 안은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