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돌이
국내에만 3만 개가 넘는 편의점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편의점들에는 낮부터 밤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교대로 일을 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아르바이트 업계에서도 가장 흔한 일자리 중 하나라는 얘기다. 나 또한 길지 않았지만 편돌이로 일해 본 경험이 있었다.
편돌이(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물론 거짓말이다. 그런 말은 없다. 하지만 그만큼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느끼는 것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관련된 소문 중에는 긍정적인 이야기가 많다. 소위 말하는 꿀알바(편한 아르바이트)를 대표하는 아르바이트 자리답게, 편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런 장점 때문에, 최저 임금을 잘 받지 못한다는 안 좋은 소문이 따라다니는 아르바이트기도 하다.
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것은 군대에 다녀온 뒤, 복학 후 첫 여름 방학을 맞았을 때였다. 학기 중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지만 늘 생활고에 시다렸고, 방학을 맞아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에 '투잡'을 하고 싶어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르바이트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구하려고 했다.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는 시간이 불규칙적이어서(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스케줄에 따라 오픈조, 마감조가 늘 바뀌었다.)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쉽지 않았고, 그 때문에 나는 편의점 야간(밤을 새는) 아르바이트를 찾아보게 되었다.
사실 일정상으로 무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편하다 해도, 낮동안 다른 일을 하고 퇴근을 한 뒤 다시 밤을 새워 일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때는 돈독에 씌웠다고밖에 표현 할 수 없는 그런 열망으로, 나는 낮동안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밤에 일할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편돌이가 아니었던 자와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자취방에서 조금 떨어진 곳(자전거 타고 5~10분)에 있는 편의점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얘기를 듣고 면접을 보러 갔다. 하지만 가는 내내 걱정을 했다. 당시 최저 임금은 4,000원이었는데, 그것을 잘 지켜서 지급하는 편의점은 많지 않다는 얘기를 이미 많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편의점 일이 쉽다는 핑계로 최저 임금을 전부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도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다.(최저 임금을 맞춰주지 않으면 알바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면접을 보는데 사장님이 말하길, 주간 아르바이트는 시간당 3,000원을 야간 아르바이트는 시간당 4,000원을 주고 있다고 했다.
얘기를 듣고 보니 고민이 많이 됐다. 야간 아르바이트는 돈을 더(1.5배) 줘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저임금에 맞춰서 준다는 걸 들으니 조금 고민이 됐다. 하지만 고민 끝에, 그래도 돈을 더 벌어야 겠다는 생각에 시급 4,000원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고 첫 출근을 한 날, 중국인 알바생에게 편의점 근무 인수인계를 받았다. 한국말이 제법 익숙하던 그 친구에게 편의점 일에 대해 배우며(그는 방학 동안 중국에 돌아가 있는다고 했다.) 두시 간 정도 있다가 집에 돌아왔다. 내 근무 시간은 원래 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였는데, 밤 12시까지만 있다 왔는데도 무척 피곤했다.
다행인 것은 일 자체는 정말 딱히 할 게 없었다. 내가 일하던 편의점은 프랜차이즈(CU, GS25, 세븐일레븐 등)도 아니었고, 물류는 낮에 들어와서 받을 물건도, 정리할 것도 없었다. 내 업무 시간 동안 내가 할 일이란 냉장고에 음료수를 채우고, 새벽녘에 들어오던 삼각 김밥 대여섯 개와 신문을 받아 진열하고, 간단히 청소만 하면 되는 정도였다.
그렇게 인수 인계를 마치고 며칠 뒤, 혼자서 야간 편의점 알바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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