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드리는 시
한 많은 세상살이로
상처투성이였던
울 아부지 가슴에
조그만 아이가
둘이나 안겼더랬소.
두 아들내미
번듯하게 잘 키워보고자
거친 세상 속에서 동당거리며
빠듯한 살림살이로 푸닥치레하며
울 아부지 애를 많이 쓰셨건만
아부지 속내를 다 헤아리지 못했던 나는
울 아부지 허물이 부끄러웠고
아부지의 넉넉하지 못한 벌이가 원망스러웠소.
이제 내가
두 딸의 아비가 되어
내 자식들을
부족함 없이 입히고 먹여보겠다고
남 부럽지 않게 키워보겠다고
아등바등 밥벌이를 하며
허둥지둥 일터와 가정을 오가다 보니
이제사 깨달으요.
애비로서 느끼는 두려움이 얼마나 무거웠는지를,
아부지가 막아주셨던 풍파가 얼매나 춥고 매서웠는지를,
그리고
울 아버지 품 안이 을매나 넉넉하고 따스했는지를....
아부지...
하루 온종일
무정한 세상이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주먹질에
몸도 마음도
쪼그라들고 찌그러지고
움푹 패이고 우그러지고
그렇지만서도....
집으로 돌아가면
후다다닥 달려오는 작은 발소리에,
그 조그만 입에서
아빠, 아빠 하고
앙증맞게 울리는 목소리에
또 견딜 만 해지고 버틸 만 해지는 게
아버지인 것 같심니더.
그래도 아부지요.....
애비로 살아가는 게
참 쉽지 않으요.
아부지는 그렇게도 험난한 세월들을
우찌 그리도 잘 버텨내셨소.
지가 사는 세상은
아부지가 감당했던 시상살이맹큼
무지막지하지도 않을 텐데도
지는 요로크롬 허덕이며 살고 있으요.
때론 아버지라는 이름이 무겁게 느껴질 때
아부지께서 짊어지셨던,
그 모진 무게를 헤아려 봅니더.
그러면...
지 어깨에 놓인 그 이름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지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