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끗한 후회의 날씨

사물에서 멀어지는 시

by 적적

비가 온다

말보다 먼저 젖는 것들

입술 아래

무너지던 숨소리

지붕 없는 시간

기억은 물방울의 둥지를 망가뜨린다


가로등 아래

거미는 낙하한다

죽는 대신 빛을 잡는다

거미줄은

희끗한 후회로 얼룩진다

아스팔트 위

땀이 굴러간다



목화처럼 부풀어 오른

누군가의 등줄기

윤기라는 말은

가끔 매혹과 고통을 함께 삼킨다

제 몸을 삼키는 짐승처럼



비가 오면

나는 신발을 벗는다

비가 오면

나는 내 안에 물이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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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