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에서 멀어지는 시
https://www.youtube.com/watch?v=ur9JHXirUBs
입 안에서
알약이 서서히 녹고
천천히 들이마신 숨
모래바람처럼 지나간다.
잔 위로
병뚜껑이 돌아가는 동안
가장자리에 맺힌 빛이
말없이 흔들리고
끝내 버티던
하얀 정제가
혀끝에서
기억을 흘린다.
지겨운 파티도
이제 마지막이다.
단원들과 연주료를 나누고
배에서 내리는 길에
약혼녀와 한 달쯤
침대 위에서 살아보고 싶다.
작은 집.
마당.
아이.
바이올린은
이제 지겹다.
손끝에서 지워지지 않는
송진 냄새.
그래도 마지막 곡만은
연주료와는 상관없이.
아무도 나를 불러내지 않아도
나는 내 자리에
그냥 있을 것이다.
*월리스하틀리 :침몰될 타이타닉에서 마지막까지 연주를 했던 바이올리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