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에서 멀어지는 시
살결을 포갤 때마다
저녁의 체온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눈꺼풀 아래, 문장 하나가 식어가고
혀는 노을을 핥는 연습을 했다
햇살에 잠긴 꽃잎에는
작은 자국 하나, 들숨마다 따끔거렸다
먹먹한 오후는 말을 비껴가고
말은 언제나 가장 먼 쪽에서 죽는다
너무 차가운 것들은
미지근한 구간 없이
곧장 뜨거워진다
그 순간, 펜을 쥔 시선은
직선 없이 번지는 문신이 되었다
죽은 이들의 입술은
모두 푸르게 엉겨 있었고
고마웠어요
나는 그보다 먼저 사라졌으니까요